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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미국 흑인 사망

글로벌 화장품-식품 업계들의 특명, '인종차별 흔적 지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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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식품·화장품 기업들이 최근 ‘인종차별 흔적 지우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으로 전세계적으로 인종차별 철폐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중심으로 인종차별적 요소가 담긴 제품의 판매 중단·불매를 요청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인종차별 이슈에서 피하는 것이 곧 매출을 지키는 일인 셈이다.

◇로레알, 앞으로 ‘미백’·’흰’·’밝은’ 등의 용어 안 쓴다

세계 최대 화장품 업체 로레알이 향후 제품 홍보 문구에서 ‘하얀 피부’를 강조하는 단어들을 없애기로 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26일(이하 현지 시각)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로레알 측 대변인은 이날 “화장품에 ‘미백(whitening)’ ‘흰(white)’, ‘밝은(fair)’, ‘환한(light)’과 같은 단어를 제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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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등지에서 판매 중인 미백크림 '페어 앤드 러블리'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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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생활용품 업체인 유니레버 인도 지사 역시 ‘페어 앤드 러블리(fair and lovely)’가 인종 편견을 부추긴다는 지적을 수용하고 다른 이름을 쓰겠다고 25일 밝혔다.

페어 앤드 러블리는 1975년 인도에서 출시돼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지에서 주로 판매되는 피부 미백크림이다. 일각에서는 “옛 식민지 종주국인 영국의 잔재와 연결돼 하얀 피부에 대한 남아시아인들의 선호를 충족시키기 위해 출시됐다”는 비판이 나왔다.

화장품 업체 존슨앤드존슨 역시 “아시아와 중동 등에서 미백 크림을 판매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존슨앤드존슨 측은 “특정 제품들이 ‘하얗고 밝은 피부가 당신의 고유한 피부 색보다 더 낫다’고 말하고 있음을 인지했다”며 “이것은 우리의 의도가 아니었고 건강한 피부가 곧 아름다운 피부”라며 판매 중단 배경을 밝혔다.

◇글로벌 식품업계들도 인종차별 식품명들 줄줄이 바꿔…

이 같은 ‘인종차별 흔적 지우기’는 화장품 업계에서만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스위스 최대 종합식품 회사 네슬레는 지난 23일 인종차별적 단어를 사용한 일부 사탕류의 상품명을 변경한다고 발표했다. 네슬레는 이날 성명을 내고 “호주에서 판매 중인 라즈베리 맛 캐러멜류 제품인 ‘레드스킨스(Red Skins)와 초콜릿 맛 젤리 ‘치코스(Chicos)’의 상품명을 바꾸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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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슬레사의 사탕 '레드스킨스'. /트위터 캡처


레드스킨스는 인디언 원주민을 비하하는 말이고, 치코스는 라틴계 미국인에 대한 편견을 담은 단어다.

CNN 비즈니스에 따르면, 해당 상품들에 대한 불만이 네슬레 측에 수년간 접수되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네슬레는 “친구와 이웃, 동료들을 소외시키지 않기 위해 이름을 바꾸기로 결정했다”며 “사용하고 있는 언어나 그림에 고칠 부분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2000여개 브랜드의 2만5000여개 제품을 전면 재검토한다”고 밝혔다.

100여년 역사의 미국 아이스크림 ‘에스키모 파이’ 역시 지난 20일 이름을 바꾸겠다고 발표했다. 에스키모는 ‘날고기를 먹는 사람’이라는 의미로 알래스카 원주민인 이누이트 족을 비하하는 말이다.

[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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