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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항공사들의 엇갈리는 희비

"욕설 질책하며 직접 경영" 이스타항공, 이상직 의원 책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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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는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동조합.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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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화하는 이스타항공 노사 공방전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합병(M&A)이 차질을 빚는 가운데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책임론을 둘러싸고 노사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이 의원이 지난 24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7년 전 이스타항공 경영에서 손을 뗐다”고 주장한 게 발단이 됐다. 이스타항공 노조는 이 의원이 2018년 초까지 경영에 깊이 관여했다며 책임론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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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 노동자들이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체불임금 지급을 촉구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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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에 따르면, 이 의원은 2016년 20대 총선에서 낙선한 뒤 이스타항공 회장으로 복귀했다. 2018년 3월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으로 재임하기 전까지 회사 경영을 챙겼다.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동조합은 이를 근거로 “이상직 의원이 사실상 이스타항공의 경영자”라며 “경영 실패로 인해 발생한 체불임금에 대해서 이 의원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25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7년 전부터 이스타항공 경영에 손을 뗐다고 주장하는 이상직 의원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경영에 ‘간섭’한 수준이 아니라. ‘직접 경영’을 했다”면서 “‘미국 뉴욕 파슨스디자인스쿨을 졸업한 내 딸(이수지 이스타홀딩스 대표)이 영업해도 이것보다는 잘하겠다’며 영업부서를 나무라고, 정비공을 대상으로 욕설을 섞어 질책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이 구체적인 경영 지시까지 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 의원 측 관계자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7년째 경영에서 손 뗐다'는 말은 언론의 추궁에 대해 강하게 반박하다 보니 말 실수한 것"이라며 "약 2년간 회의에 참석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만 "결재할 일은 없었고, 중진공에 간 뒤로는 회사에 나온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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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이상직 의원을 규탄하고 있는 이스타항공 노동자.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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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 “모든 거래 적법했다”



이스타항공의 지주사인 이스타홀딩스 출범 과정과 이스타항공 주식 취득 과정에 대해서도 의혹이 제기된다. 자본금 3000만원에 불과한 이스타홀딩스가 2016년 이스타항공 주식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활용한 자금 100억여원의 출처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이스타홀딩스는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아들(66.7%)과 딸(33.3%)이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다.

이에 대해 이스타항공은 25일 공식 입장 자료를 내고 해명에 나섰다. 이스타항공은 “모든 과정은 합법적이고 공개적인 방식으로 진행했다”며 “이스타홀딩스는 사모펀드와 협의해 적절한 이자율로 자금을 확보했고, 회계법인이 실시한 기업가치 평가보고서에 따라 적법하게 주식을 거래했다”고 설명했다. 이스타 항공 고위 관계자는 자금 확보 내역을 공개하지 않는 데 대해 "투자자들이 동의하지 않으면 법적으로 공개할 수 없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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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에 멈춰선 이스타항공 여객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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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은 이스타홀딩스가 매각 후 막대한 차익을 얻을 것이라는 의혹에 대해서도 “이스타항공을 매각하면 이스타홀딩스는 사실상 손해”라고 반박했다. “이스타홀딩스가 매각할 예정인 이스타항공 지분(38.6%)의 가치 추산액은 약 410억원으로 M&A가 성사되면 계약 이후 발생할 소송과 우발 채무를 위한 전환사채(CB) 담보 제공, 주식매각에 따른 세금 등을 이스타홀딩스가 부담한다”면서다.



이스타 "110억 체불임금 부담" 왜 밝혔나



이스타항공은 이날 체불 임금의 약 절반인 110억원을 이스타홀딩스가 부담하겠다는 의향도 공개했다. 5월 말까지 이스타항공이 임직원에게 미지급한 임금은 약 200억원이며, 6월까지 더하면 약 240억원의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스타항공이 그간 침묵하다 뒤늦게 체불임금 부담 의향을 밝힌 건 제주항공과의 M&A를 끝까지 성사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게 내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회사 고위 관계자는 "보통 M&A의 경우 채무는 법적으로 인수자가 부담하는 게 보통이지만, (이스타항공이) 손해를 감수하고 결단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스타항공은 내부적으로 제주항공과의 M&A의 '데드라인'을 6월 말까지로 보고 있다. 이 시점이 넘어가면 도산 위험이 있다는 판단이다.

한편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이 밝힌 체불임금 부담 의향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추인영·곽재민·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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