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재확산 우려로 미국 선물 등 가격이 하락했다. 사진은 이에 대한 보도를 첫 화면에 내건 CNBC 캡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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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했던 경제활동을 또 봉쇄해야 할 정도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다시 심각해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며 미국 증시가 급락하고 우리 증시도 출렁이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2% 넘게 빠졌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2.72%,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2.59%, 나스닥지수는 2.19% 떨어졌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언택트·백신·치료제 관련주는 상대적으로 견고한 가운데 여행·항공·소매·금융주가 하락을 주도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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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전망 낮추고, 미-EU 충돌
잇단 악재의 시작은 국제통화기금(IMF)의 비관적 경제 전망이었다. 지난 4월 세계 성장 전망을 -3%로 봤던 IMF는 두 달 만에 이를 -4.9%로 낮췄다. 최근 지표를 보면 보다 심각한 위축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게 근거였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코로나 19 재확산 우려와 IMF의 비관적 경제 전망은 금융과 괴리되는 다소 우울한 현실을 자각시키며 위험 선호를 약화했다”고 설명했다.
무역갈등 우려도 경기회복 속도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웠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영국·프랑스·독일·스페인으로부터 수입하는 커피·맥주·초콜릿 등 31억 달러 어치 수입품에 100%의 추가관세를 부과하는 걸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WTO는 그동안 EU가 유럽 항공기 제조사(에어버스)에 수십년간 불법 보조금을 줬다고 보고, 미국이 EU에 관세 보복을 해도 된다는 결정을 지난해 내린 바 있다. EU는 이에 이의를 제기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무역분쟁 관련 이미지. 셔터스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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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확진자 수 하루 3만6000명 ↑
미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두 달 만에 최대규모로 늘었다. 23일 하루에만 3만60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왔는데, 이는 지난 4월 24일(3만9072명)과 5월 1일(3만6090명)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규모다. 경제 재개를 먼저 한 플로리다 등에서 증가 폭이 컸다. 뉴욕·뉴저지·코네티컷 주는 확진자 수가 많이 늘어난 지역에서 온 방문자들을 14일 동안 격리하도록 했고, 일부 주지사들은 새로운 봉쇄 조치를 발표할 수 있다고도 했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미국 주식시장은 경기 바닥을 통과했다는 기대감으로 5월 경제활동 재개 이후 경기민감주 중심으로 반등했다”면서 “7월이면 재정정책 효과도 끝나고 연준의 자산매입 규모도 조금씩 줄어들어 정책 모멘텀에 대한 기대감도 잦아지고 있는데, 이번 남서부 지역의 셧다운 명령 가능성은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웠다”고 설명했다.
국제유가는 5% 넘게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미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8월물은 전 거래일보다 2.36달러(5.9%) 내린 배럴당 38.01달러에 마감했다. 박영훈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 19 재확산 소식과 미국의 원유 재고 증가로 수급 불균형 우려가 다시 부상하며 유가가 하락 마감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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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원화가치 동반 하락
여러 악재가 잇따르며 국내 증시도 영향을 받았다. 25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31.06포인트(1.44%) 내린 2130.45로 출발한 뒤 더 떨어져 오후 2시 17분 현재 2119.02를 가리키고 있다. 안전자산 수요가 늘며 달러 가치는 올랐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가치는 전일보다 7.6원 내린(환율은 오름) 달러당 1207.0으로 시작해 오후 2시 15분 기준으로는 1205.1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유동성의 힘으로 버텨온 증시가 이제는 단기과열에 따른 가격 부담이 투자심리를 억누를 수 있는 구간에 진입했다”면서 “코로나 19의 재확산과 경제활동 봉쇄조치 우려, 글로벌 무역갈등은 매물출회의 빌미가 될 수 있는 환경”이라고 했다. 한 연구원은 “지난 3월과 같은 급락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고 업종 쏠림 현상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현경 기자 moon.h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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