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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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또 다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을 ‘쿵 플루(Kung flu)’라고 칭했다. ‘쿵 플루’는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책임이 중국에 있다는 주장이 담긴 단어인데, 이는 인종차별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 시각) 애리조나 피닉스에서 청년을 대상으로 연 유세에서 코로나 감염증에 대해 “나는 그것에 19개 내지 20개의 이름을 붙일 수 있다”면서 ‘우한’ ‘코로나바이러스’ ‘쿵 플루’ 등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쿵 플루’라고 말하는 순간 관중석에선 환호가 터져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비드19에서 ‘19’은 대체 뭔가. 몇몇 사람들은 19이 뭔지 모른다. 이상한 이름”이라고 말했다. ‘코비드19(COVID-19)’은 세계보건기구(WHO)가 붙인 코로나 감염증의 공식 명칭이다. 숫자 19는 이 코로나 감염증 환자가 가장 처음 발견된 것이 2019년 12월이기 때문에 붙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사람들은 이를 중국의 독감, 중국 독감이라고 부른다”고 강조했다.
‘쿵 플루’는 중국 무예 ‘쿵후’와 독감 ‘플루’를 합성해 만든 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말을 지난 19일 오클라호마 털사 유세에서 공식 석상에선 처음으로 사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내가 (코로나 감염증의) 이름을 짓는다면 그것을 ‘쿵 플루’라 부르겠다”고 했다. 이는 아시아계에 대한 인종차별 논란을 불러왔고, 비판 여론이 커지자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22일 “이는 인종차별적 발언이 아니라, 코로나바이러스의 발원을 지적한 것으로 이는 정당하다”고 했다. 논란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나흘 만에 ‘쿵 플루’란 말을 다시 사용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 감염증 확산이 미국에서 본격화한 지난 3월부터 코로나바이러스를 ‘중국 바이러스’ ‘우한 바이러스’ 등으로 불러 중국 측과 마찰을 빚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앞서 지난 22일 트럼프 대통령의 쿵 플루 발언에 대해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사회는 감염병과 특정 지역을 관련 짓는 것을 명백히 반대하고, 중국 역시 감염병의 발원지 문제를 가지고 특정 국가를 오명화 하는 어떠한 행위에 대해서도 결연히 반대한다”면서 “우리는 미국 내 많은 지식인이 공개적으로 코로나19를 가지고 오명화 행위를 하는 것을 봐왔고, 이는 인종차별적 행위”라고 비판한 바 있다.
[이옥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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