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내기간별 자영업 가구수 및 금융부채 규모. [자료 제공 = 한국은행] |
코로나19 확산 직후 발생한 매출 감소 충격이 이어질 경우 보유한 금융자산을 모두 처분해도 1년 이상 못 버티는 자영업 가구가 30만1000 가구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는 자영업자의 사업 소득이 코로나19 확산 직후 신용카드 매출액 변동률 만큼 감소하고 사업 소득 외에 소득은 변동이 없다고 가정한 시나리오에 따른 결과다.
한국은행은 24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담은 '경기충격에 따른 가계부분의 부실위험 점검' 결과를 이같이 분석해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코로나19로 매출 감소가 지속할 경우 자영업자가 부동산 등 비금융자산을 제외한 주식, 예금, 신탁 등 금융자산을 활용해 감내할 수 있는 기간을 테스트한 결과, 6개월 미만 가구는 18만4000 가구로 파악됐으며, 30만1000(6개월 미만 가구 포함) 가구는 보유한 금융자산을 모두 처분해도 1년 이상을 못 버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가구의 금융부채는 37조원(6개월 미만), 59조1000억원(1년 미만)으로, 코로나19 충격 발생 전보다 9조6000억원, 10조8000억원 각각 증가하는 것으로도 분석됐다.
만약 주택담보대출 등 추가 차입을 통해 코로나19에 따른 매출 감소 등에 자영업 가구가 대응하면 감내기간 6개월 미만인 가구는 11만 가구, 1년 미만은 17만3000 가구로 각각 분석됐다. 이때 이들의 금융부채는 23조4000억원, 33조9000억원으로 주담대 추가 차입 전보다 각각 6조900억원, 3조3000억원 늘었다.
매출 감소 충격 기간 중 전체 자영업 가구의 70.1%인 211만9000 가구는 흑자 수지상황을 유지한 반면 나머지 90만2000 가구는 적자가 심화되거나 적자로 전환하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또, 이들 적자 가구가 보유한 금융부채 규모는 162조9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업종별 적자 가구는 도소매업 16만4000 가구(업종별 자영업 가구 대비 31.3%), 숙박음식업 16만3000 가구(56.5%), 운수업 9만2000 가구(23.7%) 등의 순으로 많았으며, 금융부채는 도소매업 37조7000억원(업종별 금융부채 대비 43.5%), 숙박음식업 32조3000억원(68.1%), 제조업 14조5000억원(36.8%) 등의 순이었다.
한은은 "자영업 가구의 경우 매출 충격이 장기화하면 숙박음식업 등을 중심으로 적자 가구가 늘어남에 따라 잠재 부실 규모가 상당폭 확대된다"며 "특히, 보유 자산이 적은 자산 1분위 가구의 감내 기간이 가장 짧은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향후 자영업 업황 변화에 따라 금융지원 정책의 연장·확대 등 대응 수준을 조정하면서 영세 자영업 가구의 부실 위험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전종헌 기자 cap@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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