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헌화·분향을 한 뒤 묘역 앞에 무릎 꿇은 노태우 전 대통령 아들 노재헌씨.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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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원장이 5·18 민주화운동과 관련해“(아버지는) 원래 말씀이 많으신 분이 아니었다”면서도 “항상 5.18 얘기가 나올 때마다 정말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난 부분에 대해 마음 아파하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치유와 화해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100번이고 1000번이고 사과해야 하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노 원장은 2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노 전 대통령에 대해 “병상에 누우신 지 10년이 넘었고, 말씀과 거동을 전혀 못 하신 지도 꽤 오래됐다”면서 “언제 돌아가실지 모르는 상황이 오면서 참배하고 사죄의 행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항상 있었고 저한테도 고스란히 마음의 짐이 됐다”고 설명했다.
‘민주묘역 다녀오신 다음에 아버지께 말씀하셨는지’를 묻자 노 원장은 “2008년부터 병상에 계셨고 말조차 하지 못한지도 꽤 오래돼 양방향 소통은 사실 불가능하지만 저희가 말씀을 드리면 어떤 반응을 한다”며 “참배할 때마다 광주 가서 여러 가지 (한 일을) 아버지께 보고를 다 드렸다”고 답했다.
그는 지난달 29일 5·18 민주묘지를 참배하고 노 전 대통령의 이름으로 헌화했다. 노 원장은 병세가 악화된 노 전 대통령을 대신해 지난해에도 두 차례 광주를 찾은 바 있다.
5·18 관련 단체들은 이 같은 노 원장의 행보에도 노 전 대통령 본인의 진정성 있는 사과를 촉구하고 있다. 특히 노 전 대통령이 2011년 회고록에서 ‘5·18의 원인은 유언비어’라고 쓴 부분에 대한 수정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노 원장은 “만약 (회고록을) 다시 출판하게 된다면 개정을 하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노 원장은 “명예회복과 보상 이런 것들은 필요조건이겠지만 충분조건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역사의 진정한 화해를 위해서는 가해자 측이었던 분들의 진정한 사과가 우선돼야 하고 그것을 통해 진정한 화해가 이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어머니 김옥숙 여사도 거동을 못 한다는 노 원장은 “아버지와 관련된 기록과 증언들을 취합하려고 한다”며 노 전 대통령과 관련된 자료 모으기에 나선 상태라고 전했다.
노 원장은“아버지의 말 한마디가 있으면 너무 좋지만 어려운 상황이기에 저나 우리 가족이라도 나서서 사과를 계속 드리고 치유와 화해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100번이고 1000번이고 사과를 할 수 있다”며 앞으로도 아버지를 대신해 사과를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에 대해서는 “그분들은 또 그분들 나름대로 생각과 또 행동이 있으시기 때문에, 언젠가는 또 그분들이 좋은 생각을 하시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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