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 인수 완주 전망 어두워져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항공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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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자금난을 덜기 위해 유상증자 카드를 꺼내든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최근 주가 하락으로 울상이다. 주가가 낮아질수록 증자로 확보할 수 있는 자금이 줄기 때문이다. 특히 이스타항공을 인수하려던 제주항공은 확보 예상 자금이 애초보다 100억원 이상 밑돌 가능성이 큰 터라, 인수 완주 전망마저 어두워지고 있다.
22일 제주항공은 유상증자를 위한 1차 주당 발행가액을 1만3050원으로 정정공시했다. 이는 앞서 지난 5월21일 공시한 예상 발행가액 1만4000원보다 7% 낮은 금액이다. 이에 유상증자 예상 규모는 1700억원에서 1585억원으로 약 115억원 줄었다. 이날 티웨이항공도 유상증자 1차 발행가액을 2295원으로, 예상 발행가액(2570원)보다 11% 낮은 금액으로 정정공시했다. 증자 규모도 643억원에서 574억원으로 69억원 줄었다.
발행가액이 낮아진 이유는 발행가액 산정에 쓰이는 ‘기준 주가’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기준 주가는 한 달, 최근 1주일 간 거래대금과 거래량을 고려해 산출한 주가와 최근일 주가를 산술평균한 값을 토대로 산출된다. 최근 주가 흐름이 예상 발생가액을 공시할 때보다 부진하면 자연스레 기준 주가가 낮아지며 발행가액도 줄어드는 구조다. 제주항공의 경우 예상 발행가액 산정 당시 기준 주가는 1만9085원이었지만, 이번 1차 발행가액 산정 당시 기준 주가는 1만7800원이었다.
최종 유상증자 규모는 더 줄 수 있다. 내달 말 산정될 2차 발행가액이 추가 주가 하락으로 이번에 정해진 1차 발행가액보다 낮을 경우 최종 발행가액이 더 쪼그러들기 때문이다. ‘확정 발행가액’은 1·2차 발행가액 중 낮은 가액으로 정해진다.
유증 규모가 줄어들게 되면 유증으로 자금난을 덜려던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의 계획은 뒤틀어질 수 있다. 애초 목표한 채무 상환 규모가 줄어들거나 운영 자금이 축소될 수 있다는 얘기다.
제주항공은 또다른 부담도 있다. 이 회사는 지난 3월 이스타항공 인수 계약을 맺은 뒤 인수가격 재산정을 요구하며 이스타항공 대주주 쪽과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업계에선 이미 목표보다 유증 규모가 115억원 줄어든 제주항공이 인수 포기 선언에 나설 수도 있다고 본다. 인수 여력이 줄었다는 이유에서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형 항공사와 달리 엘시시는 화물이라는 특수도 없는 상황에서 현금 한푼이 아쉬운 제주항공이 그대로 인수하기에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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