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성착취·유포·인출… 박사방은 범죄조직”… 檢, 조주빈 추가 기소

8명에 ‘범죄단체조직죄’ 적용 / “피해자 유인·성착취·영상 유포 등 역할 네 가지로 분담 체계적 범행” / 법원서 혐의 인정 땐 중형 불가피 / 조직원 38명 중 30명 추가 조사 중 / ‘갓갓’ 공범 25세 안승진 신상 공개 / 텔레그램 성착취 관련 다섯 번째

텔레그램 비밀 채팅방 ‘박사방’을 통해 디지털 성착취물을 제작·배포하고 수익을 올린 혐의를 받고 있는 조주빈(25·남)씨에 대해 검찰이 ‘범죄단체조직죄’를 적용해 추가 기소했다. 조씨는 사이버 공간에서 ‘40대 폭력배’로 행세하며 장기간에 걸쳐 성착취는 물론 사기 등의 범죄를 저질러 왔던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중앙지검 디지털성범죄 특별수사 TF(팀장 부장검사 유현정)는 22일 조씨과 강훈(부따) 등 박사방에서 활동한 핵심 조직원 8명에 대해 범죄집단 조직·가입·활동죄로 기소한다고 밝혔다.

TF는 이들을 포함해 총 38명의 조직원이 74명의 피해자를 대상으로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했다고 판단했다. 피해자 중 16명은 미성년자다. TF는 남은 조직원 30명에 대해서는 추가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 5월 말 검찰이 ‘박사방’에 돈을 낸 회원 2명에 대해 범죄단체조직죄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적은 있지만 기소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형법 114조는 장기 4년 이상 징역에 해당하는 범죄단체를 조직하거나 활동하는 경우 목적한 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하도록 하고 있다. 법원이 검찰이 적용한 혐의를 인정할 경우, 조씨 등에 대한 중형이 예상된다.

검찰은 조씨가 구치소에서 작성한 조직도와 텔레그램 채증영상, 관련자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참고인 진술 조서 등을 토대로 ‘박사방’ 조직 구조와 특성 등을 파악했다. 38명의 조직원들은 △피해자 물색·유인 △성착취 △성착취 영상물 유포 △성착취 수익금 인출 등 4가지로 역할을 분담해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범죄를 벌였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은 “박사방 조직은 단순한 음란물 공유 차원을 넘어, 후원금 제공과 이익 배분이라는 상호간의 경제적 유인을 매개로 조직적으로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했다”며 “총 74명의 피해자를 상대로 1인당 평균 수십개의 성착취물을 제작하거나 유포했으며 그중 유포 사실이 확인된 성착취물만 1000개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조씨는 사이버공간에서 자신을 ‘40대 폭력배’로 알려 조직원들에게 위압적인 이미지를 주어 두려움의 존재로 인식하게끔 했다고 파악했다.

이 같은 범죄를 통해 모은 돈에 대한 환수작업도 진행됐다. 검찰은 범죄수익 환수를 위하여 압수된 현금 1억3000만원과 전자지갑 15개 등 가상화폐 등에 대한 몰수·추징보전 결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또 경찰이 조씨 휴대전화에서 추가로 찾아낸 범죄수익금에 대해 몰수보전을 청구했다.

아울러 검찰은 성착취물 2차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잘라내기’식 압수수색 집행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클라우드 업체 등에서 원본파일을 복제하여 압수한 뒤 원본파일을 삭제하는 방식으로 영장을 발부, 집행하는 식으로 유포 방지에 나선 것이다.

'갓갓' 공범 안승진

한편 경북경찰청은 이날 텔레그램 ‘n번방’ 개설자인 문형욱(25·대화명 ‘갓갓’)을 도와 성 착취물을 제작하려고 한 공범 안승진(25)의 신상정보 공개를 결정했다. ‘박사방’ 사건 피의자인 조씨와 강훈(19), 이원호(19) 그리고 문형욱에 이어 안씨는 텔레그램 성 착취와 관련한 다섯 번째 신상공개 사례다. 경찰은 지난 18일 신상공개심의위원회를 열어 논의한 끝에 이같이 결정했다. 안씨는 2015년 3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10여명의 아동·청소년에게 접근해 노출 영상을 전송받아 성 착취물을 제작한 혐의다. 지난해 3월에는 문씨 지시를 받고 피해자 3명을 협박해 성 착취물을 만들려고 시도했다.

이도형·유지혜 기자, 안동=배소영 기자 scop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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