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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존 볼턴 회고록 파장

볼턴 "한국, '3자 회담' 요구 했지만 북·미 모두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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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2018년 싱가포르 1차 북·미 정상회담과 지난해 판문점 북·미 정상 회동 때 미국과 북한 모두 문재인 대통령의 동행을 원치 않았다고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 안보 보좌관이 회고록에서 주장했습니다. 실제로 남·북·미 3자 회담을 통해 돌파구를 열려던 우리 정부의 계획은 좌절됐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2월, 하노이 2차 북·미 정상 회담 때는 트럼프 대통령의 양보를 차단하려고 볼턴 전 보좌관이 냉전시대 미국과 소련 정상이 회담장을 박차고 나가는 영상까지 미리 보여주는 등 이른바 노딜을 사전에 준비했다는 내용도 기술됐습니다.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 분석 내용들 워싱턴을 연결해서 자세하게 살펴 보겠습니다.

임종주 특파원,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을 보면 미국도 남·북·미 3자 회담을 반기지 않았다는 거죠?

[기자]

우선 싱가포르 1차 북·미 정상회담 직전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약속을 전달했다고 볼턴 전 보좌관이 회고록에 적었습니다.

구체적으로 "김 위원장이 1년내 비핵화를 하기로 합의했다"는 것입니다.

볼턴 전 보좌관은 이후 문 대통령이 판문점에서 북·미 회담을 하고 남·북·미 3자 후속 회담을 갖자고 강하게 요구했다고 소개했습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를 선호하고,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남한은 필요 없다"고 해 성사되지 않았습니다.

이때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김영철 회동의 유일한 좋은 소식이었다며 남·북·미 3자 회담에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냈습니다.

또 지난해 판문점 북·미 정상 회동 때도 미국은 문재인 대통령의 동행을 3차례나 거부한 것으로 돼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지만 볼턴과 폼페이오의 벽에 가로 막혔다는 것입니다.

결국 우리 정부가 남·북·미 3자 회담을 열어 돌파구를 마련하려던 계획은 좌절되고 말았습니다.

[앵커]

지난해 2월 하노이 회담 때는 볼턴 전 보좌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양보를 막기 위해서 철저하게 준비를 했다는 것인데 과거 미국과 소련 정상이 회담장을 박차고 나가는 영상까지 미리 보여줬다구요.

[기자]

볼턴 전 보좌관은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준비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냉전시대인 1986년 레이건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회담장을 박차고 나오는 영상을 틀어줬다고 회고록에 밝혔습니다.

이른바 노딜이 더 나을 수 있다는 점을 설득하기위해서 였습니다.

볼턴 전 보좌관의 의도대로 트럼프 대통령은 "서두를 필요가 없다" 며 회담장을 걸어나갈 수도 있다고 말한 것으로 기술됐습니다.

볼턴 전 보좌관은 또 국무부가 만든 합의안 초안도 거부하는 등 북한의 핵시설 신고가 전제돼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또 남·북 정상회담을 두고도 "비둘기들이 날아다니지만 실질적 내용은 거의 없는 DMZ축제"라고 혹평하기도 했습니다.

어떻게든 진전을 이루려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볼턴을 두고 "왜 그렇게 적대감이 많으냐"고 핀잔을 줬고, 볼턴의 리비아 방식이 회담을 망쳤다며 비난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북·미 회담 과정에서 한미연합훈련 축소나 판문점 회등 등을 독단적이고 즉흥적으로 결정하거나, 극적인 효과에만 몰두하는 한계도 노출했습니다.

[앵커]

자, 그리고 한·미 양국이 현재 계속해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방위비 분담금 문제와 관련된 내용도 있죠. 트럼프 대통령이 "미군 철수로 위협하라고 했다" 이같은 내용도 담겨 있습니까?

[기자]

볼턴 전 보좌관은 지난해 7월 한일 방문 결과를 보고하는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과 한국에서 각각 80억 달러와 50억 달러를 얻어내는 방식은 미군 철수를 위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회고록에 썼습니다.

또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한 추가 보고를 받은 다음에는 "돈을 요구하기에 좋은 기회"라고도 언급한 것으로 돼 있습니다.

동맹의 가치보다는 돈을 우선시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인식이 다시 한 번 드러난 대목입니다.

[앵커]

그밖에 또 어떤 뒷 얘기들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기자]

하노이 회담에서는 영변 이외에 추가로 내놓을 것인지를 묻는 트럼프 대통령과 영변의 의미를 강조하는 김정은 위원장의 문답이 되풀이된 것으로 기술돼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에 장거리 미사일 제거를 제안했고, 볼턴 전 보좌관이 끼어들어 핵탄도 미사일과 생화학 무기 전부에 대한 신고부터 요구했다고 회고록은 전하고 있습니다.

그러자 김 위원장은 어떤 법률적 보장도 없는데 미 군함이 북한 영해에 진입하면 무슨 일이 일어나겠느냐"고 되물었습니다.

회담 결렬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에서의 만찬을 취소하고 북한까지 비행기로 데려다주겠다고 제안했다는 일화도 회고록에 공개됐습니다.

임종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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