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억원에 팔린 제프 쿤스 Balloon Venus Lespugue (2013–2019). [사진 제공 = 데이비드 즈워너 갤러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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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오프라인 아트페어가 중단되면서 억눌렸던 미술품 컬렉터들의 구매력이 온라인에서 폭발했다.
지난 17일 VIP 프리뷰를 시작한 세계 최대 미술품 거래 장터인 스위스 아트바젤 온라인 뷰잉룸에서 데이비드 즈워너 갤러리가 출품한 미국 조각가 제프 쿤스의 붉은색 작품 'Balloon Venus Lespugue(Red)'가 800만달러(약 97억원)에 유럽 컬렉터에게 판매됐다. '키치 예술의 제왕'으로 불리는 쿤스의 조각 '토끼'는 지난해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1082억원에 팔려 생존 작가 최고가를 기록한 바 있다.
글로벌 미술 매체 아트넷 뉴스에 따르면 데이비드 즈워너는 쿤스 작품 외에도 미국 흑인 작가 케리 제임스 마샬의 2015년작 '무제(Blot)'를 300만달러(약 37억원)에 미국 박물관에 팔았을 뿐만 아니라 17일 오픈 첫날에만 1000만달러(약 121억원) 규모 10개 작품을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로 취소된 오프라인 박람회 대신 열린 아트바젤 온라인 뷰잉룸에는 세계 35개국 281개 화랑이 참여해 온라인 판매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작품의 실물을 보지 않고 온라인 이미지만 보고도 수십억원을 지불하고 미술품을 구입하는 컬렉터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17~19일 VIP 프리뷰 판매를 시작으로 26일까지 일반 판매가 진행되는데 한 때 접속자가 몰려 인터넷 화면 전환이 지연되기도 했다.
이번 온라인 아트바젤 특징으로는 흑인 작가들의 약진을 꼽을 수 있다.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백인 경찰의 가혹 행위로 비무장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숨진 후 인종 갈등이 폭발하면서 흑인 작가들의 작품을 재조명하는 분위기가 뜨겁다.
온라인 아트바젤에서 500만달러에 팔린 미국 흑인작가 마크 브래드포드 `The Press of Democracy`. [사진 제공 = 하우저&워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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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하우저&워스 갤러리는 미국 흑인 추상미술가 마크 브래드포드 최근작 'The Press of Democracy(민주주의 언론)'를 500만달러(약 61억원)에 팔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흑인 작가 에드 클라크의 1972년 추상 회화는 120만달러(약 15억원)에, 미국 흑인 여성 조각가 시몬 리의 최근작 두 점은 각각 32만5000달러(약 4억원)와 11만달러(약 1억4000만원)에 팔려 미국 주요 박물관에 소장될 예정이다. 이밖에도 프랑스 거장 루이스 부르주아의 36부작 'The Fragile'을 150만달러(약 18억2000만원)에, 미국 작가 조지 콘도 그림을 140만달러(약 17억원)에 판매했다고 덧붙였다.
이완 워스 하우저&워스 회장은 아트넷 뉴스를 통해 "이번 디지털 불꽃놀이(온라인 아트페어)는 큰 성공을 거뒀다"며 "세계 최대 에너지 충전소인 스위스 아트 바젤 대용품은 없다"며 만족감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드스톤 갤러리는 미국 낙서화가 키스 해링의 회화 '무제'를 470만달러(약 57억원)에, 타데우스 로팍 갤러리는 독일 거장 게오르그 바셀리츠의 거꾸로 선 사람 회화 'Elke in Frankreich II'를 135만달러(약 17억원)에 팔았다고 보고했다. 가고시안 갤러리는 미국 추상화가 매리 웨더포드 작품 'Heaven's Gate(천국의 문)'를 31만달러(약 3억8000만원)에, 리만 머핀 갤러리는 칠레 작가 세실리아 비쿠냐의 1978년 그림을 37만5000달러(약 4억6000만원)에 한국 컬렉터에게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참가한 국제갤러리는 스위스 작가 우고 론디노네 조각을 13만달러(약 1억6000만원)에, 독일 사진 거장 칸디나 회퍼 작품을 5만2000유로(약 7100만원)에 팔았다고 밝혔다.
오프라인 박람회에 비하면 10억원 이상 호가하는 작품 거래가 적었지만 이번 온라인 뷰잉룸은 아트페어의 대체재와 보조재로서 합격점을 받았다. 2017년부터 자체 온라인 판매 플랫폼을 운영해온 데이비드 즈워너 엘레나 소보레바 이사는 "향후 오프라인 아트페어가 재개되더라도 온라인 판매는 계속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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