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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위안부 문제' 끝나지 않은 전쟁

위안부 할머니 지원보다 기념사업에 돈 더 쓴 여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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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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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가족부가 진행하고 있는 위안부 피해자 지원 사업 비용이 최근 들어 크게 늘었지만 비용 용처가 피해자 생활안정 지원보다는 쓰임새가 불분명한 맞춤형 지원이나 기념사업 등에 더 많이 쓰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념사업에 들어간 비용은 피해자 직접 지원금에 비해 1.6배에 달해 여가부의 지원 사업이 본말이 전도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매일경제 취재에 따르면 위안부 지원 사업 중 '피해자 건강치료 및 맞춤형 지원 사업'에 해당하는 비용은 2015년 2억8485만원에서 2019년 6억900만원으로 크게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비용은 2016년 2억6350만원, 2017년 3억1642만원으로 꾸준히 늘어나다 2018년에는 7억1712만원까지 치솟았다.

문제는 이 맞춤형 지원 사업이 어디에 쓰이는지 용처가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여가부는 맞춤형 지원 사업이 일상생활 지원, 주거환경 개선·편의시설 지원, 장제비 지원 등에 쓰인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에 있는 '생활안정 지원' 항목과 중복되는 부분이 많다. 특히 생존 위안부 피해자는 42명(2015년), 40명(2016년), 32명(2017년), 26명(2018년 말)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줄어 현재 생존자는 17명이다. 생존자가 갈수록 줄어드는데 지원 금액은 크게 늘어난 셈이다. 맞춤형 지원은 외부 단체에 위탁해 시행한다. 이 외부 기탁 기관이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정의연대)'다. 당초 이 사업은 2015년부터 2018년까지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이 담당하다 지난해부터 정의연대가 맡았다.

아울러 이런 예산 증가에 '위안부 피해자 지원 및 기념사업 심의위원회'가 있을 것으로 추정됨에 따라 의혹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2019년 보조사업자선정위원회를 통해 정의연대가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을 대신해 이 사업을 맡게 됐는데, 당시 정의연대를 선정한 선정위원에 정의연대 인사가 포함돼 있지 않았지만 심의위에는 정의연대 이사가 포함돼 있었다.

여가부의 위안부 지원 사업 중 기념사업 같은 부수적인 사업 비중이 커지는 것도 논란이 된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생활안정 및 기념사업' 관련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2019년 결산 자료와 2020년 예산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위안부 피해자 생활안전 지원 및 기타 지원 사업, 기념사업 등 명목으로 예산 39억4000만원을 배정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피해자 생활과 치료를 위해 책정된 돈은 16억2100만원, 기념사업에 배정된 예산은 21억8000만원으로 책정됐다. 피해자 직접 지원보다 부수 사업인 기념사업에 1.3배의 예산을 배정한 셈이다. 아울러 실제 예산 집행에서는 이런 차이가 더욱 벌어져 피해자 지원에는 13억3100만원, 기념사업에는 21억6700만원을 사용했다. 기념사업에 쓰인 돈이 피해자 지원보다 1.6배 많은 셈이다.

여가부의 위안부 지원에 대한 이런 의혹이 쏟아지자 그간 여가부가 여성단체 등에 지원한 금액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문재인정부 초기인 2017년에 비하면 지난해 여성단체 및 여성운동·활동에 지급한 국고보조금은 6배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매일경제가 여가부에서 입수한 여가부 산하 시민단체 보조금 지급 내역서를 보면 여성단체·여성정책 관련 지급 보조금은 2017년 10억원, 2018년 59억원, 2019년 66억원으로 3년 전보다 6배 급증했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기준 가정폭력 피해자 지원에 38억3900만원, 성폭력 재발방지 사업에 4억9800만원, 양성평등 문화 확산에 3억8600만원, 여성정책 전략 기반 구축에 5억7600만원, 글로벌 여성 리더 포럼에 9000만원 등이 지원됐다. 가장 많은 예산을 받은 곳은 한국여성인권진흥원으로 최근 2년 동안 총 34억8300만원을 교부받았다.

여가부 관계자는 2018년 들어 보조금 예산이 크게 증가한 사유에 대해 "국립청소년수련시설 건립에 20억원 정도가 포함돼 예산액이 늘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2018년도에 해당 사업 예산을 빼고도 2017년 대비 보조금은 68억원이나 증가했다.

[박승철 기자 /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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