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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위안부 문제' 끝나지 않은 전쟁

이제 할머니 한분도 안계시는 정의연 마포 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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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기억연대(정의연·옛 정대협)가 운영하는 서울 마포구 위안부 피해자 쉼터에서 지내던 길원옥(92) 할머니가 11일 쉼터를 떠나 양아들이 목사로 있는 인천 한 교회에서 지내기로 했다. 쉼터에서 위안부 피해자로서는 유일하게 생활하던 길 할머니마저 퇴소하며 정의연이 운영하는 쉼터에는 위안부 피해자가 한 명도 남지 않게 됐다. 이 때문에 마포 쉼터 소유권자인 서울명성교회가 정의연으로부터 쉼터를 회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길 할머니의 양아들인 황선희 목사 부부는 이날 오전 8시쯤 서울 마포구 쉼터인 ‘평화의 우리집’을 찾아 할머니를 인천 자택으로 모셔 갔다. 길 할머니는 처음에는 “쉼터에 남겠다”고 했으나 황 목사가 이날 오전 짐을 실어갈 차량과 함께 도착하자 아들을 따라나섰다고 한다.

황 목사 부부는 이 쉼터를 관리하던 손모(60) 소장이 숨진 뒤 할머니를 모셔가 직접 부양하겠다는 입장을 정의연 측에 전했다고 한다. 이들은 손 소장의 죽음을 계기로 최근 회계 부정 의혹이 불거진 정의연과의 관계를 정리하기 위해 길 할머니를 모셔 가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일 오후 인천 연수구 A교회 앞에서 본지 기자와 만난 황 목사와 그의 아내 조모씨는 “거기(정의연)와는 관계를 마무리하려 한다”고 했다. 황 목사는 “소장님이 딸처럼 잘해서 마음이 아프다”면서도 “일단 어머니를 여기로 모셔오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판단해 보려고 한다”고 했다. 황 목사는 “지금도 정의연 쪽 사람들과 다투고 왔는데 진영 문제가 아니라 회계를 투명하게 하자는 게 초점”이라고 했다.

길 할머니는 2003년부터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에 있던 ‘평화의 우리집’에 고(故) 김복동·이순덕 할머니와 함께 생활하다, 서울 명성교회가 2012년 마포구 연남동에 있는 지금의 쉼터를 제공하면서 이곳으로 옮겨와 생활해왔다. 2017년과 2019년 이순덕 할머니와 김복동 할머니가 차례로 돌아가시며 길원옥 할머니만 남아 있었다.

김재훈 명성교회 장로는 11일 본지와 통화에서 “지금 당장 쉼터를 어떻게 할지에 대해 세워진 방침은 없다”면서도 “쉼터가 계속 비어 있는 상태로 남아 있는다면 교회가 쉼터를 제공한 애초의 목적은 끝났으니 원상회복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인천=조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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