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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위안부 문제' 끝나지 않은 전쟁

文 "이용수 할머니는 위안부 운동 역사…폄훼 말라" 첫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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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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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 폭로로 불거진 정의기억연대(정의연) 논란과 관련해 "이용수 할머니는 위안부 운동의 역사"라며 "위안부 운동의 대의는 굳건히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정의연 논란에 대해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8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 참석해 "위안부 운동 30년 역사는 인간의 존엄을 지키고 여성 인권과 평화를 향한 발걸음이었다"며 "인류 보편의 가치를 실현하려는 숭고한 뜻이 훼손돼선 안 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김학순 할머니의 역사적 증언에서부터 위안부 운동은 시작됐다"며 "피해 당사자들이 침묵의 벽을 깨뜨리고 '내가 살아있는 증거다'라고 외쳤고 거리에서 법정에서 국내와 국제사회에서 피해의 참상을 알리고 정의로운 해결을 호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위안부 할머니들께서 스스로 운동의 주체가 돼 당당하고 용기 있게 행동했다"며 "지금은 열일곱 분의 할머니만 우리 곁에 남아 계시지만 너나없이 위안부 진실의 산증인들"이라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이용수 할머니는 위안부 운동의 역사로 위안부 문제를 세계적 문제로 만드는데 지대한 역할을 했다"면서 "미국 하원에서 최초로 위안부 문제를 증언함으로써 일본 정부의 사과와 역사적 책임을 담은 위안부 결의안 채택에 결정적으로 기여했으며 노구를 이끌고 위안부 기록물의 유네스코 등재를 촉구하는 활동도 벌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위안부 할머니가 없는 위안부 운동을 생각할 수 없다"며 "위안부 할머니들은 참혹했던 삶을 증언하고 위안부 운동을 이끌어 오신 것만으로도 누구의 인정도 필요 없이 스스로 존엄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30년간 줄기차게 피해자와 활동가들, 시민들이 함께 연대하고 힘을 모은 결과 위안부 운동은 세계사적 인권운동으로 자리매김했다"며 "결코 부정하거나 폄훼할 수 없는 역사"라고 재차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정의연) 논란은 시민단체의 활동 방식이나 행태에 대해서도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면서 "그러나 일각에서 위안부 운동 자체를 부정하고 운동의 대의를 손상시키려는 시도는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피해자 할머니들의 존엄과 명예까지 무너뜨리는 일"이라며 "반인륜적 전쟁 범죄를 고발하고 여성인권의 가치를 옹호하기 위해 헌신한 위안부 운동의 정당성에 대한 근본적 도전"이라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는 말이 있듯 지금의 논란과 시련이 위안부 운동을 발전적으로 승화시키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며 "정부는 이번 논란을 계기로 기부금 통합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기부금 또는 후원금 모금활동의 투명성을 근본적으로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낸 기부금이나 후원금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투명하게 알 수 있다면 국민들의 선의가 바르게 쓰이게 되고 기부문화도 성숙해질 수 있을 것"이라며 "시민단체들도 함께 노력해 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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