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합의 파기 경고 이어 대북 구상도 비난
청와대 맞대응 자제 속 당혹스러운 분위기
청와대는 이와 관련 공식 논평을 내놓지 않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8일 이와 관련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며 “관련 입장은 통일부에서 정리하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통일부는 “정부의 기본입장은 판문점 선언을 비롯한 남북 정상이 합의한 사항을 준수하고 이행해 나간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북한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이같은 움직임에 당혹스런 분위기도 읽혀진다. 북한은 이달들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당 제1부부장 ‘삐라 담화’에 이어 노동당 통일전선부(통전부) 대변인의 ‘연락사무소 폐쇄 담화’를 발표했다. 아울러 지난 7일 김 위원장은 당 정치국 회의를 주재한 사실을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8일 알렸다. 지난달까지 코로나19와 맞물린 김 위원장의 잠행 모드와 비교되는 대목이다.
더욱이 북한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전날 ‘달나라타령’ 제목의 글에서 문 대통령이 집권 초기부터 남북관계 개선과 북미대화 진전의 ‘선순환관계’를 강조한 것을 두고 “아마 남조선 집권자가 북남합의 이후 제일 많이 입에 올린 타령을 꼽으라고 하면 ‘선순환관계’ 타령일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럼에도 정부는 북한의 대북 삐라 비판에 대해 관련 금지법령 제정 및 단속 조치를 시사하는 등 대북 대화 몸짓을 보내고 있다.
일각에서는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과 6·25 한국전쟁 발발 70주년을 맞아 문 대통령이 새로운 메시지를 내놓을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지만, 남북 관계 진전을 위한 마땅한 카드가 없어 보인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의 속내는 우리 정부가 뭔가 돌파구를 마련해줬으면하는 마지막 기대감은 아직 갖고 있는 것 같다”며 “그런데 우리 정부가 과연 그렇게 할 수 있느냐에 대한 능력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 교수는 “북한 입장에서는 쓸데없는 기대나 희망에 기대지 않고 독자적으로 갈길 가겠다는 것”이라며 “다만 대북 전단처럼 자극하는 것은 용납하지 못하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강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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