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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증시 신용잔고 11조 돌파 속 반대매매도 질주…하락장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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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융자잔고 한달새 2조 급증

미수금 늘어 주식 강제매각↑

5월 반대매매 하루 평균 154억

전문가 "상승장 베팅서 눈돌려

소외됐던 경기민감주 투자 경향"

아시아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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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최서윤 기자 = 국내 주식시장이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레버리지성 자금으로 달궈지고 있다. 최근 주가가 상승세를 타자 개미들이 돈을 꿔서라도 일단 투자에 나선 것이다. 빚내서 투자한 금액 즉 신용융자 잔고는 한 달 새 약 2조원 늘었다.

그런데 신용잔고가 증가하면 주가 상승 동력은 약해진다. 대부분 짧은 기간에 시세 차익을 보려는 투자 자금이라 증시 하락 시 반대매매 위험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최근엔 코스피와 코스닥이 각각 2000선, 700선을 회복한 상황인데도 반대매매는 되레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투자자 주의가 요구된다.

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국내 증시의 신용융자 잔고는 총 11조2032억원으로, 이틀 연속 11조원을 넘었다. 신용융자 잔고가 11조원을 상회하는 것은 2018년 10월 이후 1년 8개월 만이다. 지난달 28일 두 달 만에 10조원을 돌파한 후 매일 늘고 있다.

시장별로 살펴보면 코스피 신용잔고금액은 5조1436억원으로 연저점 3조753억원(3월27일) 대비 67.3% 증가했고, 코스닥은 5조9031억원으로 연저점 3조3134억원(3월25일)보다 78.2% 늘었다. 코스피와 코스닥 시가총액 대비 신용잔고 비율도 각각 신용잔고 연저점 대비 0.1%포인트, 0.4%포인트 늘었다. 신용융자 잔고는 일반적으로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는 개인 투자자가 늘면 증가한다. 실제로 코스닥 지수는 연초 대비 10.1% 상승했고 신용잔고도 14.7% 늘었다. 증권사들의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은 3.9~11%로 시중금리보다 상당히 높아 위험부담이 크다.

신용융자 잔고와 함께 미수금도 불어나고 있다. 증권사가 투자자에게 3거래일만 돈을 빌려주는 미수금은 통상 주가 상승 시 매매차익 기대감에 상승장에서 증가한다. 미수금 규모는 지난 1일 3024억원으로 전월 말과 전년 말 대비 각각 288억원, 899억원 증가했다. 국내 주식 거래에서는 매매체결 이틀 후 실제로 현물이 들어오기 때문에 개인 투자자는 이 기간 보증금 역할을 하는 증거금을 매매총액의 40% 규모로 거래 증권사에 내야 한다. 이어 거래 3일째에 나머지 금액을 치르면 되는데, 이때 거래 계좌에 잔금이 없을 때 발생하는 돈이 미수금이다.

신용공여 담보주식에 대한 반대매매도 증가 추세를 보이면서 조만간 하락장이 연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증권사가 반대매매로 매도 물량을 쏟아내면 주가는 하락세를 면치 못하기 때문이다. 증권사는 미수금이 발생하면 다음 날 오전 투자자 의사와 상관없이 계좌에 있는 주식을 강제 매각하는데 이를 반대매매라고 한다. 지난달 하루 평균 반대매매 규모는 154억원이다. 코로나19발 폭락장 여파로 약 11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3월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하루 평균 주식 반대매매 규모는 지난해 12월 94억원에서 3월 163억원까지 올랐다가 4월 139억원으로 감소했으나 5월 다시 늘었다.

시장 전문가는 증시 조정은 언젠간 당연히 진행되지만 매수 대기 자금이 넉넉해 조정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경기 개선 시그널이 아직 보이지 않는데 미국 증시나 국내 증시 지수가 많이 올라가 있어 부담스러운 면이 있는 건 사실”이라며 “기업 실적이 뒷받침 되지 않은 상태에서 지수가 오르는 건 전적으로 유동성의 힘인데 어느 정도 목까지 차오른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사상 최저 기준금리 영향으로 유동성이 많이 풀려있는 데다 지수가 오르는 과정에서 차익실현 세력들이 빠지기를 기다리는 투자자도 많기 때문에 증시 조정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최근엔 상승장 베팅이 아니라 경기민감주 같은 그간 소외된 시장에 투자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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