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인천=이기범 기자 leek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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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둘러싸고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이하 HDC-미래에셋)과 채권단의 줄다리기가 팽팽해지고 있다. 지난해말만 해도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달라'는 내용증명을 보내는 등 아시아나 인수에 적극적이었던 HDC-미래에셋은 반년도 채 되지 않아 반대로 '인수 의사를 밝혀달라'는 채권단의 독촉을 받는 신세가 됐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채권단은 HDC현산에 오는 27일까지 아시아나 인수 의지가 있는지 여부를 밝혀야 계약 연장이 가능하다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HDC-미래에셋이 '기업결합 승인의 완료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아시아나 신주 인수는 물론 구주 인수를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아시아나 인수 거래는 지난 4월7일 1차 유상증자가 완료되고 같은달 30일 구주를 인수해 마무리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항공사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HDC-미래에셋은 자신있게 인수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채권단은 HDC-미래에셋이 '자료 제공이 충분하지 않다'라는 내용증명을 보내는 등 인수를 늦추려고 하자 내용증명으로 맞대응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HDC현산측에서 먼저 내용증명을 보냈다"며 "채권단도 아무런 의견을 보이지 않는 HDC현산에 대답을 듣기 위해 내용증명을 보냈다"고 말했다.
금융권은 HDC-미래에셋이 인수 계약을 한지 반년도 안돼 채권단의 독촉을 받는 점에 주목했다. HDC-미래에셋은 지난해말 인수 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금호산업측에 '인수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달라'는 내용증명을 보냈는데 지금은 채권단으로부터 '인수 의사를 명확히 밝혀달라'는 내용증명을 받았기 때문이다.
금융권은 양측이 내용증명을 보내는 건 거래조건을 변경하기 위한 사전 정지 작업으로 보고 있다. HDC-미래에셋은 다른 이유를 들이대며 조건 변경을 요구하는 것이고 채권단은 살 의사만 명확히 밝혀주면 조건 변경도 협상할 수 있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실제로 HDC-미래에셋이 지난해 금호산업측에 내용증명을 보낸 것도 구주 인수가격을 낮추기 위해서였다.
다만 채권단은 HDC-미래에셋이 요구하는 조건을 밝히지 않는 것에 답답해하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채권단은 거래를 유지할 의사를 보이고 있는데 HDC-미래에셋은 요구하는 조건도 내놓지 않는 등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에서는 HDC-미래에셋과 채권단이 거래가 깨지는 걸 대비한 움직임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내용증명은 자체적으로 특별한 효력이 있진 않지만 독촉을 했다는 증거로 쓰일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나중에 다툼이 발생했을 때 내용증명은 이만큼 노력했다는 증거가 된다"며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기 위해 내용증명을 활용한다"고 말했다.
이학렬 기자 toots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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