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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이슈 김정은 위원장과 정치 현황

'김정은 여동생' 김여정, 대남업무 총괄…"뒷감당 준비돼 있는지 남조선에게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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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직접 대남 관련 담화낸 건 추후 김정은에게 여지 준 것 아니냐는 분석도

세계일보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소개로 북측 수행원 김여정 당중앙위원회 제1부부장과 악수 하고 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대남업무를 총괄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돼 관심이 쏠린다.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통전부) 대변인은 5일 김여정을 "대남사업을 총괄하는 제1부부장"이라며 "김여정 제1부부장이 대남사업 부문에서 담화문에 지적한 내용을 실무적으로 집행하기 위한 검토사업을 착수하는 데 대한 지시를 내렸다"고 밝혔다.

김여정은 앞서 지난 4일 담화를 발표, 탈북민의 대북전단 살포에 불쾌감을 표하며 남북 군사합의 파기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통전부 대변인의 말대로라면 김여정 제1부부장이 대남업무를 총괄하는 부서인 통전부 제1부부장인지, 아니면 대남사업을 총괄하고 있다는 것인지 헷갈린다.

그러나 북한 권력 시스템으로나 '백두혈통'인 김여정의 신분으로 볼 때 그가 대남업무를 관장한다고 해서 통전부 제1부부장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여정은 이미 2018년부터 남북관계를 관장했고 특히 올해 들어서는 대미 정책에도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김여정은 지난 3월 3일 청와대의 북한 화력전투훈련 유감 표명에 대해 맹비난하는 첫 담화를 발표했다.

그런가 하면 같은달 2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친서를 보냈다며 이에 화답하는 담화를 발표했다.

앞서 김여정은 2년여 전 한반도 정세변화의 물꼬를 텄던 평창동계올림픽 때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방한해 문재인 대통령을 면담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같은해 4월 판문점에서 있은 문 대통령과의 첫번째 정상회담에서 김여정이 앞으로 남북관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사실상 김여정이 대남업무를 관장할 것임을 알렸다.

당시 김여정의 직책은 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이었다.

그는 이후에도 선전선동부에 적을 두고 김정은 위원장의 국정운영을 보좌하며 대남 업무를 관장해 왔다.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통전부 관계자 등이 좌천되는 과정에서 책임을 지고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해임되기도 했다.

그러다가 지난해 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이미 1부부장 직책을 가진 김여정이 제1부부장으로 임명됐다고 보도했다.

그가 기존 선전선동부 대신 다른 부서로 옮겼음을 시사한 것인데, 어느 부서인지 공식 알려진 건 없다.

특히 김여정은 지난 4월 당 정치국 회의에서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복귀했으며 김 위원장의 군부대 시찰을 공식 수행하는 등 지난해부터 급상승한 정치적 위상을 과시했다.

이런 행보는 그가 당내 부서 중 서열 2위인 선전선동부 보다 뒤처지는 통전부에 적을 두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사실상 2인자로서의 신분과 활동영역에 걸맞게 당내 서열 1위 조직지도부로 옮겼을 가능성이 커보인다.

노동당 내에서 제1부부장 중 정치국 후보위원은 김 위원장의 최측근인 조용원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과 김여정뿐이다.

역대 당 1부부장 중 정치국 후보위원도 조직지도부뿐이었다.

조직지도부는 노동당과 군, 내각 간부 등에 인사권을 갖고 있으며 간부와 전 주민의 조직생활을 감시 통제하는 노동당내 최고 핵심 부서다.

이런 이유로 정부 당국자들도 김여정이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현 통전부장으로 알려진 장금철은 정치국 후보위원이 아니며 당중앙위원회 위원에 머물러 있다.

김여정이 직접 대남 관련 담화를 낸 것은 추후 김정은 위원장에게 여지를 준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김 제1부부장이 청와대를 향해 거친 비난을 쏟아낸 첫 담화 다음날인 지난 3월 4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냈다.

김여정의 담화 발표 이전 북한은 주요 사안에 대해 주로 최고지도자를 의미하는 '위임'에 따른 기관 또는 간부 명의 담화 형식을 취했다.

위임 대신 김여정 명의 형식을 취해 사안의 중대성을 강조하면서도 한편으로 김 위원장이 직접 나서 해결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긴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편 북한이 대북 전단(삐라) 살포에 대한 남한 정부의 조치에 강한 불만을 표시하고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철폐, 군사 도발 가능성 등을 시사했다. 북한의 무력도발이 빈번하던 지난 2017년 이후 남북관계가 최대 위기에 봉착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의 대남 기구인 통일전선부는 5일 한밤 중 대변인 명의의 기습 담화를 통해 삐라 살포에 대한 남한 정부의 조치를 비난하고 "첫 순서로 할 일도 없이 개성공업지구에 틀고 앉아있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부터 결단코 철폐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제1부부장은 당시 삐라 살포에 대해 "가장 부적절한 시기를 골라 가장 비열한 방식으로 '핵 문제'를 걸고 들면서 우리에 대한 비방중상을 거리낌 없이 해댄 짓거리"라면서 "뒷감당을 할 준비가 돼 있는지 남조선 당국자들에게 묻고 싶다"라고 발표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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