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9 (일)

체르노빌 부부·오드리 헵번… 역경 이겨낸 그들만의 사랑법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세계일보

김형민 / 어마마마 / 1만5000원


사랑도 발명이 되나요? / 김형민 / 어마마마 / 1만5000원

‘사랑도 발명이 되나요?’는 사랑의 관점에서 역사 속 인물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그들만의 사랑법을 발명한 연인들의 역사’라는 부제처럼 책에 등장인물들의 사랑법은 다양하다.

1986년 4월 26일, 체르노빌 원자로에서 증기폭발이 일어난다. 소방관 바실리 이그나텐코는 방사성물질 방호복도 없이 발전소 불을 끄러 나섰다. 진화과정에서 방사능에 완전히 피폭된 그는 온몸이 물집으로 뒤덮이고 피부색은 회색, 갈색으로 변해갔다. 소련 당국은 가족들에게도 알리지 않고 그를 모스크바의 병원에 비밀 입원시켰다.

임신한 그의 아내는 어렵게 그를 찾아가지만, 병원에서는 기겁하며 아내에게 당부한다. “당신 앞에 있는 사람은 남편이 아니라 방사성물질입니다. 키스는커녕 포옹도 절대 안 됩니다.” 바실리는 이미 작은 원자로와 다름없는 상태였다.

자신의 몸은 물론 배 속의 아이마저 위험한 상황이지만 아내는 그에게 키스하고 포옹한다. 옆에 있다고 말해주며 수시로 끌어안았다. 마지막 순간까지 그를 돌보며 임종을 지켰다.

체르노빌 부부의 가슴 아픈 이별부터 두 번의 이혼 후에 더 큰 사랑을 향해 걸어간 오드리 헵번, 자신을 구속하는 모든 사랑의 꼰대들을 물리치고 예술가의 자유를 선택한 이사도라 던컨, 평생 가난한 화가로 살았지만 타고난 사랑꾼으로 행복의 나날을 보낸 박수근과 김복순 등…. 그들의 사랑법은 시대에 따라, 나라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그들의 사랑이 추구한 본질은 하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대재앙 앞에서 외롭고 무력해진 모든 사람들에게 대재앙을 이기는 유일한 솔루션은 ‘사랑’뿐임을 속삭인다. ‘대개 사람이 재앙을 만들지만 사랑은 재앙을 이깁니다.’ 저자의 한 문장이 책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함축하고 있다.

박태해 선임기자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