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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아무튼, 주말] 도어맨 44년…맛집 리스트만 한 권 분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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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어맨의 단골

콘래드호텔 권문현 지배인

조선일보

서울 여의도 ‘사계절김치찌개’의 오모리김치찌개. /김종연 영상미디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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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 권문현(67·사진) 지배인은 호텔업계 '전설의 수문장(守門將)'이다. 1977년부터 호텔로 들어오는 차를 맞이하고 로비 문을 여는 도어맨(doorman) 일을 44년째 해왔다. 도어맨 업무와 함께 호텔 안내·여행·쇼핑 등 손님의 다양한 요구를 들어주는 컨시어지(concierge) 서비스도 맡고 있는 그에게 외국인 손님들이 가장 자주 부탁하는 서비스 중 하나가 '맛집 추천'. "한식 맛집을 가장 많이 물어보세요. 정확한 정보를 드리기 위해 매달 저희 직원 둘을 명동·종로·이태원·강남 등 서울 각지로 보내 추천받은 식당 중에서 맛과 서비스, 가격, 교통, 위치, 영업 시간 등을 직접 확인합니다." 이렇게 검증·수집한 정보는 식당별로 A4 용지 한 장씩 한글과 영어로 꼼꼼하게 정리한다. 그가 가지고 있는 두툼한 폴더 한 권 분량의 추천 맛집 리스트에서 한국인 손님에게도 알려주고 싶은 4곳을 꼽아달라고 부탁했다.

사계절김치찌개

"동남아 손님들은 한식 중에서 특히 김치찌개를 드시고 싶어합니다. 이 집은 김치찌개가 맛있고 저렴한 데다 호텔에서 가까워 자주 소개합니다. 김치찌개 말고도 부대찌개, 순두부, 청국장, 삼겹살 등 메뉴가 다양한 편이라 여러 가지를 한꺼번에 맛볼 수 있어서 더 좋아하세요."

콘래드호텔 바로 앞에 있는, 여의도에서 꽤 이름 난 김치찌개집이다. 대표 메뉴는 오모리 김치찌개. 찌개에 듬뿍 넣은 돼지고기도 비계를 깔끔하게 제거한 살코기만 사용해 국물이 기름기 없이 칼칼하면서 개운하다. 부대찌개도 맑은 국물에 콩나물이 들어간 시원한 스타일이다.

오모리김치찌개·부대찌개·순두부 각 7000원, 청국장 8000원, 통삼겹김치두루치기·김치통삼겹살 각 1만3000원. 서울 영등포구 국제금융로 20 율촌빌딩 지하 1층

조선일보

조가네닭한마리

"중국인 손님들은 삼계탕을 아주 좋아하십니다. 처음인 분에겐 경복궁 옆 '토속촌'처럼 유명한 집을 알려드리고, 이미 드셔봤다면 '닭한마리'를 권합니다. 삼계탕과 비슷하면서도 또 다르게 즐길 수 있으니까요."

커다란 양푼에 닭 한 마리가 담겨 나온다. 큼직하게 자른 대파가 녹용과 황기 등 약재로 끓인 진한 국물에 둥둥 떠 있고, 닭 위에는 빨간 구기자와 노란 녹두가 듬뿍 올려져 있다. 국물이 끓으면 우선 살짝 익은 대파를 집어 먹고, 국물에 잠겨 있는 떡과 감자를 건져 먹은 다음 닭고기를 뜯어 먹는다. 남은 국물에 칼국수 사리나 밥을 넣어 마무리하면 배가 가득 찬다.

닭한마리(2인) 2만5000원, 춘천닭갈비 1만2000원. 서울 영등포구 국제금융로 78 홍우빌딩 1층

흑돈가

"한국에 왔으니 제대로 '코리안 바비큐' 경험하고 싶어하는 분들에게 추천하는 집입니다. 돼지고기뿐 아니라 한우 등심, 소 양념 갈비 등 다양하게 맛볼 수 있어요. 명동, 강남, 여의도 등 서울 주요 관광지마다 지점이 있어서 손님이 어디를 가시건 일정에 포함시키기 편리하고요."

질 좋은 제주산 돼지 삼겹살과 목살을 불판에 구워 현지 스타일대로 멜젓(멸치젓의 제주 사투리)에 찍어 먹도록 서빙해준다. 코로나 사태 이전에는 중국·태국·러시아 관광객들이 한국 사람보다 더 많이 자리를 차지할 만큼 외국에도 맛집으로 소문났다. 지점마다 제공되는 메뉴와 가격이 다르다. 명동점 기준 흑돼지오겹살·목살(150g) 각 2만원, 소양념 갈비(250g) 3만4000원. 서울 중구 명동7길 21

비채나

"미쉐린 스타 한식당을 찾는 분에게 소개하는 곳 중 하나입니다. 음식도 음식이지만 전망이 아주 좋죠."

레스토랑 가이드 미쉐린으로부터 별 1개(최고 3개)를 받은 모던 한식 레스토랑. 서울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롯데월드타워 최상층부에서 내려다보면 시야를 가로막는 장애물이 하나도 없는 그야말로 탁 트인 전망이 기막히다. 음식은 전체적으로 간이 세지 않은 편. 재료의 특징을 덮을 만큼 맛이 강한 고추장과 갖은양념은 의도적으로 뺐다. 대신 방아꽃, 차조기꽃 등 전통 향신료를 다양하게 활용한다.

산천코스(점심) 5만5000원, 구학코스(저녁) 15만원.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300 롯데월드타워 81층

[정리=김성윤 음식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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