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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5 (토)

현충일 행사에 천안함 유족 제외… 논란 증폭되자 "7명 초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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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훈처가 6일 현충일 추념식에 천안함 피격과 연평도 포격도발, 제1·2 연평해전 전사자 유족과 생존자를 초청하지 않아 논란을 자초했다가 언론 보도 이후 뒤늦게 일부 가족을 초청키로 했다.

세계일보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지난해 6월 6일 오전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4회 현충일 추모식에서 6·25 전장으로 떠난 후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남편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김차희(93) 씨의 편지 낭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보훈처는 5일 “해당 유가족과 생존장병을 지원하고 있는 해군 본부에서 오늘 보훈처에 유가족과 생존장병 대표자의 참석을 건의했다”며 “서해수호 관련 유가족회와 생존장병 대표와 협의를 거쳐 기존 참석 규모 내에서 참석자를 조정해 대표할 수 있는 7명이 참가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해군 본부는 유족과 생존장병들로부터 연락을 받고 5일 오후 보훈처에 참석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전준영 천안함 생존자 예비역회장은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천안함·연평도 유가족들만 추념식 참석자 대상에서 제외됐다는 내용의 지인 문자메시지를 공개했다. 서해 수호 관련 생존자 및 유가족들은 지난해까지는 추념식에 참석했다.

보훈처는 이들이 초청되지 않았던 데 대해 “코로나19로 인해 예년 1만여 초청인원을 300여명으로 대폭 축소함에 따라 각 보훈단체에 일정 인원을 배정해 단체 자율적으로 초청인사를 추천하도록 했다”며 “각 단체에서 추천한 명단에 해당 유가족과 생존자가 포함돼있지 않았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군 관계자는 “보훈처가 실수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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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지난해 6월 6일 오전 국립서울현충원 위패봉안관에서 재일학도의용군 및 애국지사의 위패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보훈처가 뒤늦게 일부 인원을 초청키로 했지만, 논란은 여전하다. 보훈처는 각 보훈단체에 초청 인사를 추천토록 했다고 밝혔으나, 어떤 단체에 추천을 하도록 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보훈처가 처음부터 천안함 피격·연평도 포격도발 관련 단체에는 추천을 요청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보훈처는 “보훈단체들이 추천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행사 주무부서는 보훈처다. 초청 인원을 정하는 최종 책임도 보훈처에 있다. 보훈단체들의 추천을 면밀히 검증하지 않았다가 언론 보도를 통해 논란이 증폭되자 보훈단체에 책임을 떠넘기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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