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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新자영업 시대 게임의 룰] 유형 4. 비대면 서비스 강화로 승부-알바 대신 로봇이 서빙…결제는 셀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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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가산동에 위치한 치어스 가산디지털점. 주문이 쉼 없이 밀려드는데도 홀에는 직원이 보이지 않는다. 대신 서빙 로봇 ‘딜리’가 매장을 종횡무진 달린다. 주방에서 음식을 로봇의 선반 위에 놓으면 정확히 지정 좌석에 전해준다. 액정 화면의 웃는 표정은 서빙 경력 10년 차 직원처럼 푸근하다. 손님은 마치 사람이 갖다준 듯 로봇을 툭툭 두드리며 고마움을 표시한다. 다니는 길을 사람이 막아서도 당황하지 않는다. 이내 표정을 바꾸고 “죄송하지만 비켜주시겠어요?” 정중하게 부탁한다. 송명재 점주는 “기존 직원은 노동 강도가 줄어 좋고, 손님은 비대면으로 음식을 받으니 안심이다. 주문이 없을 때는 쟁반에 물과 수건을 담고 돌아다니며 고객에게 나눠준다. 서빙 로봇이 신기하다며 일부러 찾아오는 고객도 늘었다. 서빙과 모객, 접객까지 하니 직원 세 명분 역할을 해낸다. 로봇 인기에 재난지원금 효과도 더해지며 한때 60%나 떨어졌던 매출이 최근에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며 흡족해했다.

매경이코노미

비대면 영업으로 코로나19 극복에 성공하는 매장이 있어 눈길을 끈다. 사진은 서빙 로봇에게서 음식을 받는 기자의 모습. <윤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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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이 뉴노멀인 시대, 가게 모습도 달라지고 있다. 서빙은 로봇이, 결제는 셀프(self)로 하며 대면 서비스 줄이기가 한창이다. 그동안은 인건비 절감 목적이 컸지만, 코로나19 시대에는 감염 우려가 없어 안심이다. 비대면 서비스 자체가 하나의 ‘핫’한 콘텐츠가 돼 고객 만족으로까지 이어지는 모습이다.

CU 한양사이버대점은 최근 직원이 있는 계산대 옆에 셀프계산대를 놓은 데 이어 안면인식 결제 방식인 ‘페이스페이’도 서비스에 나섰다. 셀프 결제를 원하는 고객들이 비대면은 물론, 노터치(no touch) 방식으로 결제를 할 수 있어 반응이 좋다.

CU 관계자는 “비대면을 선호하는 젊은 대학생 고객은 상대적으로 셀프 결제 이용률이 높다. 셀프계산대 이용 고객이 많아지며 자연스럽게 페이스페이 사용자 수도 증가하는 추세다. 페이스페이를 포함한 셀프 결제 비중이 30% 수준이다. 코로나19에 노터치 방식이 선호되며 4월 대비 5월의 페이스페이 이용 건수는 44.4% 급증했다. CU 셀프 결제 시스템이 ‘트렌디’하다고 인식되며 매장이나 브랜드에 대한 이미지 개선 효과도 있다”고 전했다.

무인 매장으로 승부수를 띄운 곳도 있다. 지난 4월 경기 고양시에서 오픈한 ‘홍루이젠 일산위시티점’이 대표 사례다. 상품 진열대와 셀프계산대로만 24시간 영업한다. 상품은 하루 두 번(오전 8시, 저녁 6시) 입고된다. 홍루이젠 측은 24시간 운영으로 영업시간이 늘며 타 매장 대비 40% 높은 매출을 거두고 있다고 자랑한다. 도난 우려도 적다. 특별한 보안 장치를 해두지 않았는데도 손실률은 0.1% 미만. 송원섭 홍루이젠 대표는 “100% 고객 양심에 맡겼는데도 손실률이 적다. 인건비 절감 효과까지 따지면 장기적으로 훨씬 더 수익성이 기대된다. 무인 매장 성과가 좋아 최근 김포 장기동에도 출점했다. 6월에는 일산과 구파발에도 하나씩 더 오픈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반진욱 기자 halfnuk@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61호 (2020.06.03~06.09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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