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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7 (월)

反美 시위사진 올린 해리스 "동의 않지만, 시위권리 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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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 트위터


지난 3일 한 반미(反美) 단체가 미국 내에서 확산하는 인종차별 반대 시위 구호인 “나는 숨쉴 수 없다(I can’t breath)”를 차용해 “미 제국주의는 숨을 쉴 수 없다는 뜻이다!(US Imperialism means ‘I can't breathe!’)”라는 구호로 미 대사관 앞에서 시위를 했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는 다음날인 4일 트위터에 이 단체 시위 모습이 담긴 사진을 게재하며 “이 시위자들에 동의하지는 않지만 민주주의 국가인 한국에서 평화적으로 시위할 권리를 존중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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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민주당 관계자 20여명이 지난 3일 미 대사관 건너편 광화문광장에서 반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민중민주당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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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민주당 관계자 20여 명은 전날 미 대사관 건너편 광화문광장에서 ‘미 제국주의에 의해 숨을 쉴 수 없다’는 취지의 구호를 외치며 정당연설회를 했다. 이날 연설회엔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사망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건으로 촉발된 미국 내 시위 현장이 담긴 사진이 등장했다.

한 집회 참가자는 이 사건을 거론하며 “(미국 내 흑인 차별 역사가 그러했던 것처럼) 우리 민중은 미 제국주의에 의해 해방의 기쁨도 느끼지 못한 채 분단됐다”고 했다. 미국 내 인종차별 문제와 남북 분단이 모두 미 제국주의 패권에 따른 것이라는 취지다. 그러면서 “전 세계에 있는 미군 기지를 철거하라”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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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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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대사는 이들이 반미 주장을 하면서 조지 플로이드 사건을 언급한 것을 놓고 “존중한다”면서도 “미국은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을 철저하고 투명하게 조사할 것이며 앞서 직원들과 이러한 생각을 공유한 바 있다”고 했다. 해리스 대사는 이런 트윗을 영어와 한글 두 가지 버전으로 게재했다.

지난달 28일 미 대사관은 해리스 대사 명의 성명을 통해 “조지 플로이드의 잔혹한 살해를 둘러싸고 벌어진 일들에 대해 깊이 심려한다. 나의 조국이 이처럼 어려운 시기를 겪는데 대해 마음이 아프다. 21세기에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면서도 “나는 기물파손과 대혼란, 고의적인 파괴를 위해 평화로운 시위를 이용하는 사람들과 함께 서 있지는 않다”고 했다.

미 대사관 앞에서는 지난달 중순에도 민중민주당과 연계된 한 반미단체가 시위를 벌이다 경찰과 대테러 요원까지 출동하는 소동이 벌어진 바 있다. 서울 종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14일 대사관 정문 앞에서 주한 미군 철수를 주장하는 피켓을 들고 시위하던 반미단체 관계자들과 일대를 지나던 한 유튜버가 언쟁 끝에 승강이를 벌였다. 이 소동으로 미 대사관 외곽에서 경계 근무를 서던 경찰 대원과 일부 대테러 요원이 현장에 출동했다. 해리스 대사는 사건 다음 날 한국 경찰에 ‘감사하다’는 트위터 메시지를 올렸다.

[김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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