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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시베리아에 서울 절반넓이 기름띠… 푸틴 "SNS보고 알아" 역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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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유 21만t 새어나와...연방 비상사태 선포

조선일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3일 열린 화상회의에서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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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타스통신 등은 4일(현지 시각) 모스크바에서 북동쪽으로 2900㎞ 떨어진 시베리아 지역 노릴스크 외곽에 있는 화력발전소에서 경유 누출 사고가 일어나 정부가 연방 비상사태를 선포했다고 전했다.

러시아 정부 관계자는 이날 “3일 열린 긴급회의에서 크라스노야르스크 지역에 비상사태 선포가 결정됐다”며 “푸틴 대통령은 이를 승인했다”고 전했다. 타스통신은 “러시아 법령에 따르면 석유제품 5000t 이상이 러시아 영토에서 누출될 경우 연방 비상사태가 선포된다”며 “비상사태가 내려지면 연방군이 투입될 수 있고, 해당 주지사는 예비비 지원을 요청할 수 있다”고 전했다. 예브게니 지니체프 비상사태부 장관은 3일 현장에 도착해 대응을 지휘했다.

경유 누출 사고는 지난달 29일 세계 최대 니켈 업체인 노릴스크니켈이 운영하는 화력발전소에서 발생했다. 저장탱크를 받치던 콘크리트 설비가 무너지면서 경유가 누출, 21만t이 넘는 경유가 주변 토양과 하천을 오염시켰다.

영국 BBC는 “푸틴 대통령은 사고 이틀 후에야 당국자들이 사태를 파악했다는 사실에 화를 냈다”며 “3일 열린 화상 회의에서 푸틴 대통령은 발전소 운영사 대표를 질타했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리가 소셜미디어로 사고 소식을 알아야 하느냐”고 역정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BBC에 따르면 앞서 해당 지역 주지사는 푸틴 대통령에게 “기름 누출 사고를 31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알았다”고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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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릴스크 화력발전소에서 흘러나온 경유가 3일 암바르나야강을 붉게 물들였다./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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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어나온 기름은 사고 현장에서 12㎞ 떨어진 곳까지 흘러가 암바르나야강을 붉게 물들였다. 경유가 북극해로 흘러들어 가는 것을 막기 위해 암바르나야강에는 방재 시설들이 설치됐다. 이날 타스통신은 “누출된 경유가 카라해(북극해의 일부)에는 도달하지 않았다”며 “총 252명과 차량 72대가 방재작업에 동원됐다”고 전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서울시(약 605㎢)의 절반이 넘는 350㎢가량이 오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타스통신은 “현재 해당 사고와 관련해 수사가 진행 중”이라며 “체포된 발전소장은 진술을 거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조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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