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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마가렛 킨 회고전 ‘빅아이즈’ 슬프고 큰 눈으로 보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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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아이즈’ 시리즈로 사랑받은 미국 여성 화가 마가렛 킨의 회고전이 아시아 최초로 열린다. 2014년 동명 영화로 국내에 잘 알려진 ‘빅 아이즈’ 시리즈를 비롯하여, 모딜리아니를 연상케 하는 긴 얼굴의 여인과 초현실적인 인물 등 다양한 화풍의 작품을 유화를 중심으로 120여 점 전시한다.

이번 전시는 샌프란시스코의 킨 아이즈 갤러리를 비롯해 여러 개인 작품을 엄선했다.

시티라이프

▶Info

전시명 -‘Big Eyes : Margaret Keane Retrospective’

장소 마이아트뮤지엄

기간 ~2020년 9월27일

티켓 성인 1만5000원 / 청소년 1만2000원 / 어린이 1만 원

시간 화~금 10:00~20:00(입장 마감 19:00) *매주 월요일 휴관, 공휴일 정상 개관

작가 마가렛 킨은 1950년대 후반부터 90세가 넘은 최근까지 활동을 이어 오고 있으며, 이번 전시는 남편의 그늘 아래 숨겨진 화가에서 벗어나 당당하게 자신의 이름을 세상에 알리게 된 그녀의 드라마틱한 변화를 따라 구성된다. 1950년대 샌프란시스코를 중심으로 활동하던 당시 가장 영향력 있는 화가 중 한 사람이던 마가렛 킨. 하지만 보수적인 미국 사회에서 여성 작가로서 이름을 내세우지 못하고 남편의 이름으로 자신의 그림을 알려야 했던 그녀는, 1960년대 미국 사회와 여권 신장 그리고 대중적인 키치 문화의 확산 등을 설명하는 중요한 작가로 꼽힌다. 그녀의 이름은 하나의 미술 운동이 되었다. 킨은 전체 키치 문화를 상징한다. 세상의 편견에 맞서 싸운 ‘키치 Kitsch’의 시작이 되었다. 1950년대 추상표현주의가 부상하던 시기에 주류 갤러리와 평단에서 외면받았던 것과 반대로 킨의 그림은 유명세를 타고 날개 돋친 듯 팔렸다. 이는 대중 예술의 상업화에 혁명을 일으켰다. “나는 슬픈 아이들을 그린다. 하지만 그 아이들은 희망을 품고 있다. 빅 아이즈가 희망을 전달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마가렛 킨. 그녀의 생애 전반과 미술적 가치 그리고 이혼, 싱글 맘, 숨겨진 화가, 탈출, 법정 소송, 새로운 희망 등의 굴곡에 따른 화풍의 변화를 이번 전시에서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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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는 ‘빅 아이즈와 키치’로 시작된다. 그녀의 크고 슬픈 눈의 여성, 아이들, 동물 그림은 미국 대중을 사로잡았다. 누구나 쉽게 접근하고 구입할 수 있는 포스터와 엽서 등 아트 상품은 엄청난 판매고를 올리며 유명해졌고, 1960년대 미국 미술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 되었다. 두 번째 섹션은 ‘또 다른 자아, 긴 얼굴의 여인’이다. 빅 아이즈가 남편 월터의 이름으로 성공을 거두자 그녀는 다른 스타일로 자신을 표현하고자 모딜리아니풍의 길고 섬세한 여성 초상화를 그리기 시작한다. 그 외에도 보티첼리, 피카소 등에 영향을 받아 입체주의적이면서 왜곡된 인물 화풍을 보여 준다. 그리고 ‘이름을 되찾은 화가’에서는 마가렛 킨이 월터와 이혼하고 하와이로 이주하여 새 삶을 시작한 이후의 작품을 보여 준다. 용기를 낸 그녀는 1970년 라디오를 통해 빅 아이즈의 원작자가 자신임을 밝히고 기나긴 법정 싸움 끝에 1986년 재판장에서 직접 그림을 그려 자신이 진정한 작가임을 입증하였다. 이후 그녀의 화풍은 ‘슬픈 눈에서 행복한 얼굴’로 변한다. 하와이의 밝은 날씨와 종교의 영향을 통해 마음을 안정을 찾았다. 1990년대 이후 작품에는 여전히 큰 눈의 아이들이 등장하지만 밝은 색채로 표현된 인물들은 행복한 얼굴로 희망과 화합의 메시지를 동화적으로 보여 준다.

‘킨의 현재와 그 영향력’은 여전하다. 90세가 된 그녀는 끊임없이 그림을 그리며 작가적 예술성이 살아 숨 쉬고 있음을 증명한다. 더 나아가 1960년대 미국 전역을 휩쓴 빅 아이즈의 영향력은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미술평론가 브라이언 부셰는 “마가렛 킨 그림의 대중성은 앤디 워홀의 팝 아트와 같다”고 평가했다. 그만큼 현대 미술사에서 마가렛 킨의 위치는 단순히 드라마틱한 인생사의 주인공을 넘어서 작품 자체의 가치로 소중한 것이다.

[글 김은정(프리랜서) 사진 마이아트뮤지엄]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732호 (20.06.09)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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