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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치어리더 구걸’ ‘김밥집 호객행위’… 성상품화 방송 ‘행정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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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코빅’·KBS2 ‘한번 다녀왔습니다’, 성인지 감수성에 대한 제작진 인식 결여 보여줘

여성 성(性) 상품화 장면을 방송 소재로 사용한 tvN ‘코미디 빅리그’와 KBS2TV ‘한 번 다녀왔습니다’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행정지도인 ‘권고’를 받았다.

방심위 방송심의소위원회는 지난 3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회의를 열고 ‘코미디 빅리그’와 ‘한 번 다녀왔습니다’에 대해 권고를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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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코미디 빅리그’(왼쪽)· KBS2TV ‘한 번 다녀왔습니다’. tvN·KBS2TV 제공


코미디 프로그램 ‘코미디 빅리그’는 여성 치어리더 2명이 춤을 춘 뒤 구걸하자, 관객 역할의 출연자들이 환호하면서 무대로 돈을 던지는 장면이 여성의 성을 상품화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드라마 ‘한번 다녀왔습니다’는 김밥집 여성 종업원들이 고등학생 등 남성 손님들에게 호객행위 하는 장면이 문제가 됐다. 호객 과정에서 여성 종업원들의 다리 등 신체 일부를 근접 촬영하고, 김밥집에 방문한 남성들의 문제를 희화화하는 등 성을 상품화하여 묘사했다. 양육비와 관련해 부정적인 내용을 여과 없이 내보내기도 했다.

방송심의소위는 “방송에서 성 상품화를 소재로 사용하거나, 특정 성에 대해 부정적·희화적으로 묘사하는 것은 성인지 감수성에 대한 제작진의 인식 결여를 보여주는 것으로, 향후 자체심의 강화 등 방송사의 개선책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권고’ 또는 ‘의견제시’는 방송심의 관련 규정 위반의 정도가 경미한 경우 내려지는 행정지도로, 해당 방송사에 대해 법적 불이익이 주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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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드라마 ‘부부의 세계’. JTBC 제공


앞서 방심위는 지난달 28일 JTBC 드라마 ‘부부의 세계’는 여성 폭행을 자극적으로 연출한 장면 등을 문제 삼아 행정지도를 결정한 바 있다. 논란이 된 부분은 극중 이태오(박해준 분)가 지선우(김희애 분)를 피투성이가 될 때까지 폭행하는 장면, 괴한이 지선우 목을 조르는 등 괴한이 폭행을 가하는 행위가 1인칭 시점에서 연출한 장면이다. 손제혁(김영민 분)이 조이(오소현 분)를 만나는 장면에서 조이가 “애인해줄 테니 명품백 사달라”고 요구하고, 손제혁이 성관계 대가로 백을 사준 것처럼 연출해 왜곡된 성차별 인식을 조장한다는 비판도 받았다.

방송심의소위는 이 장면들이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양성평등, 폭력 묘사, 수용 수준 등의 조항에 어긋난다고 판단해 ‘권고’ 행정지도를 의결했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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