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영화감독은 “정치적 이용 말라” 비판
2일 약탈범의 총에 맞아 숨진 전직 경찰서장 데이비드 돈. 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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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 사건을 계기로 미국 내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연일 격화하는 가운데 70대 전직 흑인 경찰서장이 약탈 시위대의 총에 맞아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3일(현지시간) 미 CNN방송 등에 따르면 전날 미주리주(州) 세인트루이스에서 자신의 전당포를 지키던 경찰서장 출신 데이비드 돈(77)이 약탈범의 총격에 사망했다. 돈은 새벽 전당포 도난 경보가 울리자 가게 앞으로 달려나갔고, 일부 시위대의 약탈을 제지하다 총에 맞은 것으로 전해졌다.
돈은 38년 간 경찰로 근무하다 지난 2007년 은퇴했다. 재직시절 세인트루이스카운티의 몰린 에이커스 경찰서장을 지내기도 했다. 존 헤이든 세인트루이스 경찰국장은 “돈은 젊은 경찰관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아온 훌륭한 서장이었다”고 그를 추모했다.
유가족과 세인트루이스 흑인 경찰들은 평화 시위를 당부했다. 돈의 아들은 “아버지는 청년을 돕는 데 열정을 가지고 있었고, 도심 길거리에서 폭력을 저지른 이들도 용서했을 것”이라며 “아버지에게 총을 쏜 사람은 현재의 행동에서 한 발 물러나 시위의 진정한 이유를 알았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인종차별 해소를 위해 세인트루이스 흑인 경찰들이 설립한 경찰윤리협회도 애도 성명을 내고 “시민이든 경찰이든 폭력은 정답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트위터에 돈을 추모하는 글을 올렸지만 호응을 얻지 못했다고 CNN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족에 애도의 뜻을 전하며 “세인트루이스의 위대한 경찰서장이 비열한 약탈자들 총에 맞아 숨졌다”고 썼다.
그러나 흑인 여성 영화감독인 에이바 듀버네이는 트위터에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이익을 위해 이 문제를 활용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라며 “대통령이 잔인하고 사악한 게임에 돈의 이름을 끌어들이는 건 돈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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