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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7월 개소세 개편... 제네시스·벤츠·BMW 등 고급차에 더 큰 혜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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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자동차에 붙는 개별소비세(5%) 한시 인하 방식을 7월부터 바꾸기로 하면서 고급차 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인하 폭을 줄이는 대신, 100만원이었던 감면 한도를 없애기 때문이다. 출고가가 6700만원 이상인 차량은 감면 혜택이 크게 늘어나는 셈이다. 하반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진정 국면에 접어들 경우 늘어날 ‘보복적 소비’ 수요를 잡기 위한 자동차 회사들의 경쟁이 개별소비세 인하로 더 치열해질 것이란 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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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G90. /현대자동차 HMG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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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재정부는 7월부터 자동차 개별소비세 일시 인하 방식을 바꾸기로 했다. 내용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 임시 세율을 1.5%에서 3.5%로 높이겠다는 것이다. 자동차 개별소비세율은 원래 5%다. 두 번째는 현재 100만원인 인하 금액 제한을 없애겠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100만원 상한 규정 때문에 고가 차량의 경우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을 크게 받지 못했었다.

3~6월 이뤄진 자동차 개별소비세율 한시 인하는 자동차 가격을 최대 143만원 상당히 낮추는 효과가 있다. 개별소비세의 30%만큼 붇는 교육세와, 출고가격에 개별소비세와 교육세를 더한 값에 10%를 가산해 매겨지는 부가가치세도 덩달아 낮아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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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제도를 개편하면서 출고가(수입차는 수입가격)가 6700만원이 넘는 차량은 세금 감면 혜택을 더 받게 된다. 고가 차량일수록 혜택은 커진다. 출고가가 8000만원인 차량의 경우 3~6월에는 개별소비세 300만원, 교육세 90만원, 부가가치세 839만원 등 총 1229만원을 내야 했다. 그런데 7월 이후에는 1200만원을 내게 된다. 개별소비세가 280만원으로 내려가면서 교육세(90만원)와 부가가치세(836만4000원)이 각각 낮아졌기 때문이다. 개별소비세 일시 인하 전에는 총 1372만원 세금을 냈었다.

정부가 ‘고급차에 유리하다’는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개별소비세제를 고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먼저 개별소비세 인하가 1분기(3개월)을 넘어가면 판매 촉진 효과가 급격히 낮아진다는 것이다. 지난 2019년 상반기에 이뤄진 개별소비세 일시 인하에도 첫 2~3개월은 자동차 판매량이 늘었지만 이후에는 효과가 거의 없었다.

두 번째는 올해 자동차 구입을 고소득자가 주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1분기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근로자 외 가구 중 소득 상위 20%(5분위)가 자동차 구입에 쓴 돈은 월 평균 53만4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3만3000원)보다 302.0%나 늘어났다. 근로자 외 가구는 사실상 자영업자 가구를 의미한다. 상위 20% 근로자 가구의 자동차 구입비는 월 평균 25만8000원으로 전년 동기(21만1000원)보다 22.3%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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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의 고급 자동차 브랜드 제네시스는 대형 세단 G90과 준대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 GV80이 혜택을 받게된다. 출고가 기준으로 G90은 7140만~1억1000만원이다. GV80은 아무런 옵션이 없는 2.5L 가솔린엔진 모델이 5620만원에서 시작하는 데, 엔진을 3L 디젤이나 3.5L 가솔린으로 바꾸고 보편적인 옵션을 모아둔 ‘파퓰러패키지’를 선택할 경우 1000만원 가량 가격이 뛴다.

수입차의 경우 수입원가를 기준으로 부가세가 책정된다. 여기에는 30% 정도에 달하는 수입사와 딜러사 마진이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인식하는 최종소비자가와 큰 차이가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의 경우 현재 세후 소비자가격이 6300만~1억260만원인데, 여기서 국내 유통회사 마진을 제외하면 몇몇 상위 트림만 혜택을 받게 된다. S클래스 내지는 준대형 SUV GLE 정도가 가격 인하 효과를 받게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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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의 대형 SUV GLS.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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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자동차업계에서는 오히려 개별소비세로 인한 가격 할인 경쟁이 나타날 지 관심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벤츠, BMW, 아우디 등 독일 3사를 중심으로 고가 모델 비중이 높은 업체들이 개별소비세 인하에 추가로 가격을 낮출 경우 경쟁이 붙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과 중국 정도만 수요가 살아있는 상황인 것도 이러한 관측에 힘을 싣는 요인이다. 이미 수입차 회사의 경우 전통적으로 딜러사 할인이 작았던 3~4월에 공격적으로 할인 혜택을 제시하는 등 판매 경쟁에 나선 상황이기도 하다.

또 현대자동차가 국내 판매를 적극적으로 늘리려는 상황이기 때문에, G90이나 GV80 마케팅을 강화하면 수입차 업체도 어느 정도 대응할 수 없을 거라는 게 자동차 업계의 예상이다. 결국 "수입차 업체 입장에서 하반기 자동차 수요가 어떻게 움직일 지가 관건일 것"이라고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말했다.

조귀동 기자(ca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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