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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2 (토)

덥고 춥고 비오고…올봄 유난히 변덕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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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비가 내리는 지난달 18일 오후 부산 연제구 거제동 주택가에 장미가 활짝 피어 있다. 부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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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봄철 날씨는 더웠다 추웠다를 반복하며 기온이 들쭉날쭉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에는 3일에 한 번 꼴로 비가 오는 등 유독 변덕스러운 날씨를 보였다는 분석이다.

3일 기상청이 내놓은 ‘2020년 봄철 기상특성’에 따르면 지난 3월 전국의 평균기온은 7.9도로 평년(5.9도)보다 2도 더 높았으며, 전국 기상관측을 시작한 1973년 이래 2번째로 따뜻했다. 반면 쌀쌀했던 날이 많았던 4월은 평균 기온이 10.9도로 평년(12.2도)보다 1.3도 낮았으며, 관측 이래 역대 5번째로 낮은 기온을 기록했다. 이후 5월에는 다시 평균기온이 17.7도로 올라 평년(17.2도)보다 조금 따뜻한 날씨를 보였다.

기상청은 올해 봄에 기온 변동이 컸던 이유는 북극 찬 공기의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3월에는 북극에 찬 공기가 갇힌 가운데 시베리아 지역의 기온이 평년보다 2도 이상 높게 유지되면서 차고 건조한 시베리아 고기압이 약했다. 한편 4월에는 바이칼호 북서쪽에 키가 큰 따뜻한 공기가 정체하면서 남북 흐름이 강화돼 북서쪽에서 찬 공기가 자주 유입됐다는 것이다.

이에 4월 중반 우리나라 상층에 영하 25도 이하의 찬 공기가 깊게 남하하면서 지난 4월 22일 새벽엔 서울에 진눈깨비가 내렸다. 이는 1907년 10월 기상관측 이후 4월에 내린 가장 늦은 봄눈이다. 4월 12일에는 제주도와 강원 산간에 많은 눈이 내리기도 했다.

5월에는 강수일수가 9.6일로 1973년 이래 8번째로 비가 온 날이 많았다. 3일에 한 번 꼴로 비가 내린 셈이다. 올해 봄철에는 바람이 강하게 부는 날도 지난해보다 많았다. 특히 3월 19∼20일, 4월 21∼25일, 5월 11∼13일과 18∼19일은 태풍 수준의 매우 강한 바람이 불어 전국 곳곳에서 강풍과 산불 피해가 발생했다.

기상청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봄철 이상기후가 관측됐다고 밝혔다. 브라질, 파키스탄, 케냐, 미국에서 집중호우가 발생했고, 미국 남부에서는 최대풍속 시간당 113㎞의 토네이도가, 필리핀에서는 태풍 ‘봉퐁’이, 인도에서는 태풍 ‘암판’이 발생해 피해가 컸다. 중국 북동부에서는 4월에 하루 사이 기온이 20도 이상 떨어지는 이상저온과 함께 37년 만에 최대 폭설이 내리기도 했다.

세종=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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