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불로초등학교 3, 4학년 "친구들 보고싶었어요"
교사들 "우려했지만 지침 잘 따라준 학생들 고마워"
'3차 등교' 개학이 시작된 3일 오전 광주 남구 봉선동 불로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교사 지도에 따라 순차적으로 학교 건물에 들어서고 있다.2020.6.3/뉴스1 © News1 허단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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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스1) 허단비 기자 = 코로나19 여파로 전국 학생들이 순차적으로 등교 개학에 나선 가운데 3일 고1, 중2, 초3~4학년 학생들이 '3차 등교'를 마쳤다.
교사들은 걱정 반 반가움 반으로 학생들을 맞았고 학생들은 새로운 친구와 선생님을 만난다는 마음에 첫 등굣길은 설렘으로 가득했다.
이날 오전 광주 남구 봉선동 불로초등학교에는 올해 처음 등교하는 초등학교 3, 4학년 학생들이 부모님과 작별 인사 후 교정으로 들어섰다.
3학년 4반 서유민양은 "집에 있는게 조금 심심해서 학교에 빨리 나오고 싶었다. 친구들과 빨리 놀고 싶고 선생님을 보면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드리고 싶다"고 웃었다.
조진아씨(43·여)는 초등학교 4학년 딸을 배웅하면서 학교 안에 들어서 뒷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정문 앞을 떠나지 못했다.
그는 "매일 집에 같이 있다가 오랜만에 학교를 보내 아쉽긴 하지만 삼시세끼 밥을 차리던 게 너무 힘들어서 오랜만의 등교가 너무 반갑기도 하다. 돌아서면 밥하고 돌아서면 설거지를 했는데 이제 조금은 여유가 생길 것 같다"고 말했다.
세쌍둥이의 어머니 박모씨(43·여)는 "오히려 선생님들께 죄송하다"고 했다.
그는 "집에서 혼자 애들 보는 것도 너무 힘들었는데 저 많은 아이들을 선생님들이 다 통솔하시려면 정말 힘이 들 것 같다. 죄송하고 감사해서 아이들에게 선생님 말씀 꼭 잘 들으라고 신신당부를 했다"고 전했다
지난 2차 등교에 이어 200여명의 학생들이 추가로 등교하자 학교는 점점 활기를 띠어 가고 있었다.
앞서 등교한 친구들과 달리 올해 첫 등교한 3, 4학년들은 선생님들이 동선을 나누고 실내화를 먼저 갈아신게 하는 등 바뀐 등교 풍경이 낯선 모습이었다.
하지만 교사는 물론 학생들 역시 매일같이 바뀌는 방역 지침이 헷갈릴 법하지만 모두가 차분히 정해진 규칙을 따르는 모습이었다.
윤명 보건교사는 "정부에서도 매일같이 지침이 바뀌어 내려오기 때문에 처음에는 선생님들도 참 힘들어했다. 하지만 여러차례 회의를 하고 학교 시설과 교육 방법 등을 보완하면서 점차 안정을 찾아간 것 같다"며 "우려했던 것과 달리 학생들이 선생님 말을 잘 따라줘서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3차 등교' 개학이 시작된 3일 오전 광주 남구 봉선동 불로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줄을 서서 학교 건물로 들어가고 있다.2020.6.3 /뉴스1 © News1 허단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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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은 교사 지시에 따라 교정에 들어서자마자 저학년과 고학년 동선에 맞춰 입장했고 저마다 물통, 실내화, 마스크 등이 담긴 신발 가방을 들고 등교했다.
교정에 들어서자마자 학교 입장 전 실내화로 갈아신었고 학년별로 나뉜 입장 통로를 따라 들어서 체온 측정을 진행했다. 이후에도 선생님이 알려주는 방향으로 한줄서기, 우측통행을 지켜 각자 반으로 올라갔다.
"자 1, 4, 5학년은 이쪽으로, 2, 3, 6학년은 이쪽으로 들어가세요. 다들 실내화 갈아신고 들어가는 거예요~."
정복희 교감선생님은 "체구 차이가 큰 저학년과 고학년 등교 동선을 분리했고 실내화를 들고 다녀 중앙 현관에 몰려서 신발을 갈아신지 않도록 했다. 또 신발가방, 물통, 마스크 챙겨다니기 등 끊임없이 학부모들과 소통하며 안내사항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각자 반에 들어선 학생들은 9시 조회시간이 되자 오랜만에 만난 선생님과 인사를 나눴다.
"우리 친구들 잘 지냈죠?", "안녕하세요 선생님.", "보고싶었어요."
선생님들은 첫 조회시간에 '우리의 첫 만남' 주제로 서로의 안부를 물었고 학생들에게 각종 지시사항을 잘 따라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후 파란 줄을 나눠줘 학생들이 마스크를 목에 걸고 다닐 수 있도록 스스로 마스크에 줄을 연결하도록 했다. 마스크에 줄을 걸때 잠시 마스크를 벗을 뿐 학생들은 제 얼굴을 거의 다 덮는 마스크를 착실히도 쓰고 있었다.
3학년 1반 송영은양은 "오랜만에 학교에 오니깐 너무 좋다. 집에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됐는데 학교에서는 마스크를 계속 쓰고 있어야 한다. 그렇지만 마스크를 하루종일 써도 학교에 나와 친구들을 만나는게 더 좋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조회가 한창인 시간에 등교를 무사히 마친 선생님들은 오늘 등교 후 또 다른 개선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아이들이 모자를 쓰고 체온 측정기 앞을 지나가면 체온이 감지가 되지 않네요."
"맞아요. 앞머리가 길어도 완전히 인식되지 않는 경우가 있어서 다음부터는 모자를 벗고 화면을 잘 쳐다보도록 하라고 안내사항에 넣어주세요."
정영숙 교장은 "학생들 등교 전에도 수많은 회의로 가장 최선의 방법을 모색했는데 오늘 등교 후에도 개선할 점이 보였다"며 "다음주 마지막 5, 6학년 등교를 앞두고 있는데 방역 지침과 학교 시설을 더 정비해서 학생들이 무사히 등교해 학업을 진행하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beyondb@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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