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 정보 공유·자원 지원’ 서울선언문 발표돼
박원순 서울시장이 2일 서울시청에서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도시정부 시장회의에 앞서 발언을 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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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세계도시 간 ‘감염병 공동대응 국제기구’를 만들자”
박원순 서울시장의 ‘감염병 공동대응 국제기구’ 설립 제안에 대해 전 세계 42개 도시정부 대표들이 지지와 동참의 뜻을 밝혔다. 도시정부들의 코로나19 극복 의지를 담아 “도시 간에 감염병 정보를 공유하고 필요한 인적·물적 자원을 신속히 지원한다”는 내용의 ‘서울선언문’도 발표됐다.
서울시가 주최하고 런던과 토론토, 모스크바 등 42개국 해외도시 시장이 참여한 ‘CAC 글로벌 서밋 2020' 국제회의가 2일 밤 열렸다. 온라인으로 진행된 이번 회의는 전 세계 주요도시들의 코로나19 대응 사례를 공유하고, 공동대응 방법을 모색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최됐다.
박원순 시장은 기조연설에서 한국의 방역 노하우를 소개하며 세계적인 감염병 극복을 위해 도시정부들로 구성된 감염병 대응 협의체(가칭 CAAP:Cities Alliance Against Pandemic)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박 시장은 “한국은 5년 전 메르스의 공격을 받은 교훈으로 ‘과잉대응이 늑장대응보다 낫다'는 교훈을 얻어 신속한 검체조사와 투명한 정보공개, 드라이브 쓰루같은 혁신으로 케이(K)방역을 탄생시켰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코로나를 넘어 향후 다가올 감염병 재난에 대응하기 위해 보건의료와 도시기반, 사회제도 역량을 강화하는 표준적 도시설계가 필요하다”면서 이를 위해 “우선 감염병 대응의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고 도시 간 인적·물적 자원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래리 호건 미국 메릴랜드 주지사. 유튜브 회의 영상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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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도시시장들은 한국의 코로나19 대응을 높게 평가하며, 감염병 극복을 위해 도시정부들과 연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4월 국내 진단키트를 대량 주문한 래리 호건 미국 메릴랜드 주지사는 “한국에서 50만회 분량의 진단키트를 공수해온 덕분에 주 인구의 5%인 35만건의 검사를 진행할 수 있었고, 뉴욕과 뉴저지 등 동부보다 확산이 안정화 된 상태”라며 “전 세계로 감염병이 퍼질 때 국가와 도시들이 연대하지 않으면, 이 상황을 극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만수르 야바쉬 터키 앙카라 시장은 “서울이 코로나 대응에서 많은 성공을 거두면서 다른 도시들의 모범이 되고 있다”며 “코로나 확산처럼 모든 나라가 일제히 직면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도시정부들이 함께 미래 방향에 대해 논의하게 돼서 뜻깊다”고 말했다.
세르게이 소뱌닌 러시아 모스크바 시장은 “발생 초기 엄격한 통제 조치로 확산을 늦춰 시간을 벌어서 서울과 유럽도시들의 방역 조치들을 보고 배울 수 있었다”며 “백신이 개발되기 전까지 도시를 유지하기 위해 전 세계가 함께 직면한 문제에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도시 방역 사례들을 소개하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도시정책을 제안한 시장들도 있었다.
사디크 칸 영국 런던 시장은 “확진자가 늘자 불필요한 대중교통 이용 자제를 권고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는 정책으로 확진자 수가 안정화되고 있다”며 “코로나로부터 회복하기 위해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경제적) 제한을 완화할 조치를 마련하는 경제적 포용성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은 지난 3월 말부터 슈퍼마켓과 약국 등 필수영업장을 제외한 카페와 펍, 식당 등 모든 가게의 영업을 중단시킨 바 있다.
아니스 바스웨단 자카르타 주지사는 “지난 3개월 동안 겪은 시련이 정부 지원금을 주는 등 공공서비스를 강화하고, 기부를 독려하는 사회적 연대를 강화할 계기가 됐다. 또 코로나 이후 깨끗한 하늘을 볼 수 있어서 지속 가능한 경제 개발의 미래를 고민할 수 있었다”고 했다.
아니스 바스웨단 자카르타 주지사. 유튜브 회의 영상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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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시 시소디아 인도 델리 부총리는 “바이러스 심각성을 인식해 공공의료 체계를 확충했고, 봉쇄령으로 가장 타격을 입은 빈곤 취약층을 위해 하루에 두번씩 100만명분 식사를 등 보육과 경제 상황의 악화를 막기 위해 힘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박 시장과 도시시장들은 감염병 대응 국제기구 설립에 뜻을 모으고 참여 도시들의 역할을 담은 ‘서울선언문’을 공동 발표했다.
선언문에는 △감염병의 조기 인지와 선제 대응을 위한 협력 △도시정부간 감염병 정보 공유와 공동실천 △감염병 위기 시 인적·물적 자원 신속지원 △감염병 대응 전문인력 육성을 위한 도시 간 인적교류 △사회·경제적 위기극복을 위한 도시 간 자유로운 이동 및 경제활동 지원 등이 내용이 포함됐다.
이날 도시정부 시장회의를 시작으로 오는 5일까지 방역과 기후·환경, 문화, 대중교통 등 10개 분야 협력과제에 대한 도시정부 관계자와 전문가들의 토론도 진행된다. 4일에는 퓰리처상 수상작 <총, 균, 쇠>의 저자인 제러드 다이아몬드와 박원순 시장이 ‘팬더믹 이후 인류의 미래와 도시의 대응’을 주제로 일대일 대담을 갖는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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