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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美와 디커플링' 중국이 키우는 하이난 '제2 홍콩'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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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중국 정부가 자국 내에서도 유명한 휴양지로 불리는 하이난을 자유무역항구로 키우는 절차에 돌입했다.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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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중국이 미국과의 디커플링(불화)에 따른 위험을 줄이기 위해 홍콩 대신 하이난(海南) 섬을 '자유무역항구'로 만들기로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2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전날 중국 정부는 하이난 섬에서 관광과 비즈니스 비자 요건을 낮추고 일부 개인과 기업에 대해 소득세율을 15%로 낮추는 내용이 담긴 '자유무역항구' 계획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시진핑 국가주석이 하이난 섬을 역내 무역·쇼핑·해운센터로 만드는 사업을 직접 기획하고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시 주석은 2018년 4월에도 중국의 하와이로 유명한 휴양지 하이난섬을 중국 최대 자유무역지역으로 만들겠다고 발표한 적이 있다.

하이난 섬은 면적이 홍콩의 30배에 달하고 인구는 950만명이다. 중국 정부는 선전이나 상하이 등 자국 내 다른 '자유무역지대'에 적용되는 조치들보다 훨씬 더 진보된 정책을 포함시켰다.

중국 정부의 계획안에 따르면 하이난에서는 2035년까지 무역과 투자, 인구·자본·데이터 이동 등 측면에서 자유가 보장되고, 자동차와 선박, 항공기, 원자재 등 일부 수입 상품들은 관세가 면제된다.

하이난 면세점에서는 중국인들이 매년 1인당 쓸 수 있는 최대 금액 한도도 현재 3만위안에서 10만위안까지 인상된다. 국제크루즈선 탑승객은 비자 없이 최장 15일간 섬을 방문할 수 있다.

하지만 하이난 섬은 진정한 자유무역의 핵심인 자본과 정보 흐름의 자유가 중국 정부에 의해 통제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제2의 홍콩'이 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티브 창 런던대학 SOAS중국연구소 소장은 시 주석의 하이난 사업계획은 "지금의 홍콩을 만든 요인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탕 소장은 적대적인 국제사회 태도와 하이난 섬 내부 법치주의 부족으로 인해 이 계획이 좌절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덩샤오핑 전 주석도 1988년 하이난 섬을 독립된 성으로 격상시키고 중국 최대 '경제특구'로 만들 계획이었지만 의도와 달리 1990년대 초 밀수꾼과 부동산 투기꾼들의 안식처가 됐다.

하이난의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은 전국의 0.5%를 차지하는 5300억위안에 불과했고, 재정수입은 선전시의 약 7분의 1 수준이었다. 하이난의 1인당 평균소득은 전국 평균보다 10% 낮다.
hy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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