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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줌인]해운재건 승부수 띄운 배재훈 HMM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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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전문가로서 탁월한 글로벌 경영역량·조직 관리 능력 발휘

외부 전문가 적극 영입 통한 조직 변화..스킨십 경영도 박차

내년까지 총 20척 초대형선 확보.."최고 경쟁력 갖춘 회사"

올 3분기 흑자전환 기대감 솔솔..채권단 MOU 해지 여부 촉각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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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영수 기자] “디 얼라이언스(THE Alliance) 가입(2019.7월)과 초대형 선박 투입 등에 힘입어 3분기부터는 실적 개선의 속도가 빨라질 것입니다.”

취임 2년차에 접어든 배재훈(사진) HMM(옛 현대상선) 사장이 HMM를 확 바꿨다. 지난 해 3월 취임후 지속적인 운항비 절감과 수익성 위주 영업으로 올 1분기 영업손실을 20억원으로 대폭 줄이면서 ‘해운 산업 재건’이라는 목표에 한발 다가섰다. 작년 같은기간 영업손실이 1057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깜짝 실적인 셈이다.

◇영업손실 대폭 축소..물류전문가 뚝심 발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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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의 실적개선 배경에는 배 사장의 오랜 경험과 자신감이 고스란히 스며들어 있다는 평가다. 앞서 배 사장은 LG반도체 미주지역 법인장, LG전자 MC해외마케팅 담당 부사장, 범한판토스 대표이사 등을 거친 ‘LG맨’으로 영업 협상력·글로벌 경영역량·조직관리 능력 등을 두루 갖춘 물류전문가로서 HMM를 이끌 적임자로 평가받았다.

실제 배 사장은 취임후 외부인재를 적극 영입해 조직에 변화를 불러 일으키는데 주력했다. LG전자와 LG화학에서 임원을 지낸 최종화 씨를 변화관리임원(CTO : Chief Transformation Officer)으로 영입한 데 이어 삼성SDS 스마트물류사업부장(전무) 등 30년 경력의 물류전문가인 김진하 씨를 물류서비스전략TF장 전무로 전격 발탁하기도 했다.

해운 산업 재건이라는 공동의 목표 의식을 전파하기 위해 취임후 현장을 찾아 임직원들과 대화를 지속하는 것도 배 사장의 친화력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특히 울산, 마산사무소 등 국내 1인 주재 사무소까지 직접 모두 방문하는 등 적극적인 스킨십 경영은 사내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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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훈 HMM 사장(가운데 왼쪽)이 지난해 4월 부산지사 직원들과 저녁 식사를 하던 중 팔씨름을 하고 있다. (사진=H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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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사장은 화주의 시각으로 사업에 접근해야 한다는 경영철학을 임직원들과 공유함으로써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을 주문하고 있다. “고객 만족은 마땅히 기대하는 가치를 제공할 때 이뤄지지만 고객 감동은 그 이상의 서비스를 전달할 때 가능하다”는 것이다.

배 사장은 “6년간 몸담았던 범한판토스에서의 물류뿐 아니라 IT 경험 등이 HMM의 경영에도 도움이 됐다”며 “해운 산업 재건이라는 목표를 반드시 달성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초대형 선박 투입으로 흑자전환 속도전

배 사장은 초대형 선박 투입으로 흑자전환에도 속도전을 내겠다는 방침이다. 배 사장은 특히 해운재건 5개년 계획에 따라 지난 4월 인도된 2만4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알헤시라스) 취항은 대한민국 해운 재건의 첫 결실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현재 HMM이 보유한 컨테이너 선복량은 53만TEU를 기록하고 있으며 추가 발주 및 용선을 통해 2022년에는 110만TEU 수준의 선복량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배 사장은 “내년까지 총 20척(2만4000TEU급 12척, 1만6000TEU급 8척)의 초대형선을 모두 확보하게 되면 HMM의 선복량은 총 90만TEU까지 늘게 된다”며 “이는 과거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의 선복량을 합친 수준(100만TEU 이상)에 근접하게 되는 것이란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해운사 경쟁력의 척도라고 할 수 있는 초대형선 비율의 경우 세계 1, 2위 선사들은 20% 미만이지만 내년까지 초대형선 확보가 마무리되면 HMM의 초대형선은 40만TEU, 비율로는 45%까지 늘어나게 된다. 이렇게 되면 HMM은 작지만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강한 회사로 거듭나게 된다.

배 사장은 올해부터 시행된 국제해사기구(IMO) 2020 환경규제에도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대다수 선사들은 상당 기간 저유황유의 가격, 공급 불확실성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HMM은 이미 2017년 말 일찌감치 스크러버를 환경규제 대응방안으로 결정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으며 올해 말까지 모든 컨테이너선에 스크러버(Scrubber)를 설치할 예정이다.

배 사장은 “현재 인도받는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에는 설계 시점부터 모두 스크러버 설치를 반영했다”며 “이를 통해 가장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성능이 기대될뿐 아니라 타사대비 연료비 부담에 있어 경쟁 우위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배 사장은 ‘인더스트리 4.0’에 기반한 IT 경쟁력 강화와 최신의 IT 기술도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글로벌 해운선사 최초로 클라우드(Cloud) 기반의 차세대 시스템 도입을 추진, 연내 도입을 목표로 업무프로세스 혁신과 클라우드 적용 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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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규모의 2만4000TEU급 컨테이너 1호선 ‘HMM 알헤시라스’호가 컨테이너를 가득 채운 만선으로 지난달 8일 중국 얀티안에서 유럽으로 출발했다. ‘HMM 알헤시라스’호는 최대 적재 수준인 1만9621TEU를 적재하면서 세계 기록을 경신했다. (사진=H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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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여만에 채권단 MOU 족쇄 풀리나

흑자전환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2년여만에 채권단의 경영관리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지난 2018년 11월 한국해양진흥공사·산업은행으로 구성된 채권단과 체결한 경영개선이행약정(MOU)가 올해 말 종료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산은은 그간 HMM에 경영관리단을 파견하고 연 단위 경영평가를 진행해왔다.

앞서 산은 등 채권단은 지난 2016년 7월 1조2000억원 규모의 출자전환을 추진해 최대주주(현 보유지분율 17.42%)로 올라섰다. 하지만 이후 해운시황 악화 등으로 재무구조가 나빠지면서 자금지원 조건에 따른 구강도 구조조정을 위한 MOU를 맺게 됐다. 채권단이 MOU 체결후 HMM에 지원한 금액은 2조6800억(영구채)이며 선박금융, 컨테이너 투자 등은 해양진흥공사가 지원해왔다.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HMM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라는 변수가 있지만 물동량을 충분히 확보한다면 올 3분기에는 흑자전환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흑자전환에 성공한다면 MOU 해제 신호탄으로도 해석될 여지가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와 관련, 산은은 “MOU 지속(재연장) 여부는 종료 직전 재논의한 후 가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배재훈 HMM 사장은

△1953년 대구 출생 △고려대 전자공학 △LG반도체 미국지사 이사 △LG전자 미주지역담당 상무 △LG전자 LGICUS 법인장 부사장 △LG전자 싱가포르 LGESL 해외법인 법인장 △LG전자 비즈니스솔루션사업본부 마케팅담당 부사장 △범한판토스 대표이사 사장 △대한상공회의소 물류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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