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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심사조건 빼고 또 빼고… 간편보험, 초간편보험으로 진화 [마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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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역 더 넓히는 보험사들 / 당뇨·고혈압환자·고령자 대상 상품 / 세가지 질문, 한두가지로 줄여 출시 / 대상 연령도 80~90세로 문턱 낮춰 / 가입이 쉬운 만큼 보험료는 더 높아

세 가지 질문도 길다. 한 가지 혹은 두 가지에만 해당하지 않으면 통과한다. 유병자·고령자 등을 대상으로 한 간편심사 보험이 최근 ‘초간편’ 심사로 진화하고 있다. 고혈압·당뇨 등 만성 질환이 있어도 한두 가지 조건만 해당하지 않으면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이 속속 출시됐다. 기존 간편심사가 보통 ‘3개월 내 추가검사 필요 소견, 2년 내 입원·수술 이력, 5년 이내 암(또는 간경화, 투석)’이라는 3가지 질문을 물었다면 이제는 더 단출한 조건을 내걸고 있다. 간편심사 보험은 만성질환자도 가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일반심사보다 보험료가 높은 점은 염두에 둬야 한다.

세계일보

◆고령화 가속되자 간편심사 인기

국내에서 간편심사 보험이 본격화된 건 2012년부터다. 전통적으로 보험회사는 20∼50세 건강한 소비자를 대상으로 상품을 개발했다. 인구가 고령화되고 보험산업이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면서 이런 전략은 한계에 봉착했다. 60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 상품의 필요성이 커졌다. 금융 당국도 ’고령자 상품’ 개발을 독려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첫 무심사 보험 상품은 2007년 금호생명(현 KDB생명)의 ‘스탠드바이 무배당 OK종신보험’이다. 기대와 달리 손해율이 예상보다 높았다. 이후 시들했던 간편심사 시장은 2012년 라이나생명이 60세 이상 고령자를 포함한 실버암 보험을 출시하며 전기를 맞았다. 이 상품이 성공하면서 국내에서 간편심사 보험이 활성화됐다.

보험사들은 60세 이상에서 가장 흔한 만성질환이 고혈압·당뇨라는 점, 두 질환이 암 발생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는 점에 주목했다. 당뇨병은 암 발생 위험을 25∼30% 증가시키는 것으로 연구됐다. 고혈압은 남성의 암 위험만 약 15% 높였다. 보험사들은 이를 근거로 만성질환을 가진 이들을 향한 문턱을 낮췄다.

보험연구원 관계자는 간편심사 보험에 대해 “소비자 입장에서는 기존에 가입이 거절됐는데 선택할 보험상품이 생겼으니 편익이 증가했다”며 “보험사로서는 처음 진입하는 영역이라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간편심사 보험은 가입이 까다롭지 않은 만큼 보험료가 오르는 단점이 있다. A생명보험사 치매간병 보험의 경우 40세 남성 기준으로 가입금액 1000만원, 20년 납입일 때 일반과 간편심사의 월 보험료 차이가 1만5000원 정도다.

◆간편 넘어 초간편으로 문호 넓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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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간편심사 보험이 내세운 세 가지 조건을 한두 가지로 줄인 상품이 속속 나오고 있다. 한화생명 ‘한큐가입 간편건강보험’은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자는 물론 90세 고령자도 한 가지 조건만 통과하면 가입할 수 있다. ‘5년 이내 암, 뇌졸중, 협심증, 심근경색 병력 유무’만 확인한다. 보장기간은 10년 또는 20년 단위 갱신으로 100세까지다.

흥국생명 ‘누구나초간편건강보험’도 ‘5년 이내 암, 협심증, 심근경색, 뇌졸중증에 대한 진단·입원·수술’에 해당하지 않으면 병이 있거나 나이가 많아도 가입할 수 있다. 가입 연령을 30~90세로 넓혔으며 3대 질병 보장형(암, 뇌졸중, 급성심근경색증)과 암 보장형 중 선택할 수 있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기존 간편심사 보험은 3가지 질문이었는데 질문을 많이 할수록 유병자 고령자들이 가입하고 싶어도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며 “가입폭을 최대한 넓혀드리고자 초간편 상품을 내놓았다”고 밝혔다.

NH농협손해보험 ‘무배당 투패스초간편건강보험’은 두 가지 조건을 내걸었다. 3개월 이내 입원·수술·추가 검사 등에 대한 의사소견 여부와 1년 이내 질병 또는 상해로 입원·수술 여부만 알리면 된다. 암 등 3대 질병뿐 아니라 상해, 질병 입원, 수술 등 다양한 담보로 구성됐다. 가입 연령은 20∼80세, 10·15·20·30년 만기 갱신형으로 100세까지 운영된다.

암보험들도 가입 문호를 넓혔다. 신한생명 ‘신한초간편고지암보험’은 3개월 내 입원·수술·추가 검사 필요소견 유무, 5년 내 암, 제자리암, 간경화로 진단·입원·수술 이력 유무 2가지 조건만 충족하면 된다. 80세까지 가입할 수 있고, 15년마다 갱신해 최대 100세까지 보장받을 수 있다.

NH농협생명 ‘하나만묻는NH암보험’은 5년 이내 암, 제자리암, 간경화 치료사실만 없으면 고령자나 유병력자도 가입할 수 있다. 15년 단위 갱신형 상품으로 최대 100세까지 보장한다. 가입 가능 연령은 30∼80세다.

DB생명 ‘무배당 1Q 초간편 암보험’ 역시 5년 이내 암, 제자리암, 간경화로 인한 입원·수술·진단이 없으면 된다. 10·15·20년 갱신형과 해지환급금미지급형 중 선택할 수 있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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