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 그란루소' 타보니
스포츠카처럼 낮게 설계 날렵함
실내는 伊장인 제작 럭셔리 가득
가변 배기시스템 장착·350마력
레이싱 서킷 달리는 듯한 착각
50:50 무게 배분에 코너링도 굿
"오래 쓸수록 빛나는 명품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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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려함이 느껴지는 강인함. 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 그란루소’의 첫인상이다. 뇌리에 각인될 정도로 강렬한 외관 디자인과 달리 실내는 이탈리아 명품 매장에 온 듯한 고급스러움에 두 눈이 호사스러웠다. ‘외강내유’라는 말이 딱 어울렸다.
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의 뜻을 풀어보면 웃음이 난다. 이탈리아 말로 콰트로는 숫자 4를, 포르테는 문을 뜻한다. 문 2개 달린 레이싱카만 제작했던 마세라티가 처음으로 만든 문 4개 달린 세단이 바로 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다. 지금은 기블리, 르반떼가 마세라티의 대표 차량처럼 알려졌지만 마세라티가 세상에 처음 내놓은 문 4개짜리 자동차가 바로 콰트로포르테인 것이다.
지난 28일 부산 해운대구 일대에서 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 그란루소를 타고 달맞이길을 경유해 대명항까지 왕복 30㎞ 남짓한 코스를 시승했다. 콰트로포르테 그란루소는 마세라티의 플래그십 세단이다. 벤츠의 S클래스, BMW의 7시리즈 같은 존재다. 그러나 겉으로 봐서는 크기가 실감 나지 않는다. 흡사 스포츠카처럼 낮게 설계된 엔진 후드에 역동적인 디자인의 라디에이터 그릴 덕분이다. 이날 시승을 도와준 마세라티 부산지점 관계자는 “보기와 달리 전장(5,265㎜)이 5m가 넘는 거구지만 한 번 몰아보시면 민첩함에 깜짝 놀랄 겁니다”라며 웃었다.
외관과 달리 실내는 고급 명품에서나 느껴지는 은은한 부드러움이 느껴졌다. 특히 이탈리아 명품 남성복 브랜드인 ‘에르메네질도 제냐’의 멀버리 실크가 도어 패널, 천장 등 내장재에 적용된 게 눈에 띄었다. 촉각 뿐 아니라 시각적으로도 고급스러움이 도드라졌다. 마세라티만을 위해 제작된 이탈리아 최고급 가죽 ‘폴트로나 프라우’가 적용된 시트도 인상적이었다. 시트, 대시보드 등에 한 땀 한 땀 수놓은 가죽 바느질 모양도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마세라티는 이탈리아 장인 정신이 곳곳에 스며든 차’라는 설명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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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석에 올라타자 마치 달리라는 듯 스티어링휠 왼쪽에 위치한 시동 버튼이 눈에 들어왔다. 레이싱카 DNA를 고스란히 물려받은 마세라티다웠다. 살짝 가속페달을 밟아봤다. 특유의 묵직한 배기음이 들려왔다. 순간 심장 박동이 높아졌다. ‘오케스트라 연주’ 같은 엔진 사운드 디자인을 위해 엔지니어와 튜닝전문가, 피아니스트, 작곡가를 자문위원으로 둔다는 설명이 믿음이 가는 순간이었다.
콰트로포르테 그란루소의 가변 배기 시스템 덕분에 일반 도로를 달리는데도 마치 레이싱 서킷을 달리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주행 성능도 단연 발군이었다. 트윈터보 V6 엔진이 뿜어내는 최고출력 350마력, 최대 토크 51.0㎏·m의 힘이 2톤에 육박하는 차체를 깃털처럼 가볍게 움직였다. 차량이 드문 코스에서 ‘스포츠 모드’ 버튼을 누르자 서스펜션은 한층 단단해졌고 배기음은 깊고 굵어졌다. 가속 페달을 보다 깊숙이 밟아보자 순간 몸이 시트 깊게 밀려 들어갔다. 시승하는 동안 ‘풀 악셀’을 밟아보지 못한 게 못내 아쉬움으로 남았다. 이 차는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 5.5초면 충분하다. 최고 속도는 시속 270㎞다. 지면을 움켜잡고 코너를 돌아나가는 코너링 감각도 인상적이었다. 이 같은 핸들링 감각은 마세라티의 차체 무게 배분 덕분이다. 마세라티 관계자는 “마세라티 모든 차종의 무게 배분은 앞 뒤를 50:50으로 맞춘다”며 “조향을 틀 때 보통 큰 차종은 차량 후미가 뒤늦게 따라 오지만 마세라티는 차량 앞과 뒤가 동시에 움직인다”고 설명했다.
아쉬운 점도 있었다. 마세라티 세단이 스포티함을 지향한다고 해도 기본은 럭셔리 세단이다. 최근 프리미엄 브랜드의 세단 모델들은 각종 첨단 장비를 발 빠르게 도입하고 있다. 반자율주행 기능은 기본이다. 하지만 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 그란루소에는 차선이탈방지 기능과 사각지대 어시스트 기능 정도가 탑재됐다. 보다 다양한 선택지가 주어졌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구매를 생각한다면 지금이 적기다. 마세라티는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마스터 케어 플랜’을 운영 중이다. 마세라티 전 차종을 대상으로 첫 1년간 차량 외관 손상 수리비를 보상해주는 ‘마세라티 케어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또 마세라티 최초 구매 고객에게는 ‘평생 소모품 무상교환 프로모션’도 진행한다. 엔진오일, 브레이크 패드, 브레이크 디스크 등 총 10종의 소모품을 평생 무상 교환해준다. 마세라티 관계자는 “오랜 세월을 두고 쓸수록 빛을 발하는 명품의 가치를 마세라티에도 구현하기 위해 ‘마스터 케어 플랜’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명품을 명품답게 만드는 일은 사실 이렇게 사람이 하는 일이 아닐까. /서종갑기자 ga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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