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편의 자화상
임진왜란과 당시 의병들, 일등공신 서애(西厓) 류성룡(1542∼1607)의 행적 등을 서술하면서 서애의 '징비록'(懲毖錄)을 비판하고, 그 이면의 이야기를 찾아 보여주는 책이다.
저자는 임진왜란이 충분히 대비할 수 있었던 전쟁이었지만 당시 임금인 선조의 무능, 집권 세력인 동인의 잘못된 정세 판단, 일본에 대한 무지, 전쟁 대비를 주장한 서인에 대한 탄압과 숙청으로 조선이 전란에 휩싸이게 됐다고 주장한다. 특히 '징비록'을 전쟁을 막지 못한 당사자의 전쟁보고서쯤으로 평가 절하한다.
이어 임진왜란 발발 조짐을 미리 간파하고 준비한 호남 의병의 주축, 송천 양응정(1519∼1581)을 중심으로 임진왜란 이전의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 전한다.
저자는 "이 무책임한 전쟁에서 책임자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고, 오히려 책임져야 할 그들이 '전쟁을 극복한 영웅'으로 둔갑했다. 이를 바로잡고 올바른 의병의 역사관을 갖도록 하기 위해 이 책을 냈다"고 밝혔다.
책공장. 483쪽. 2만원.
▲ 자본주의 문명의 정치경제 = 27년간 자본주의와 유럽을 연구해온 조홍식 숭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의 신간으로 자본주의에 관한 기존의 학술적 논의를 자신의 시각을 담아 소개한다.
저자는 자본주의가 경제체제일 뿐만 아니라 정치와 사회, 문화를 포괄하는 문명이라면서 문자는 생각의 축적을 가능하게 했고, 화폐는 축적의 가능성을 무한대로 늘려놓았다고 주장한다.
이어 자본주의는 개인주의와 시장경제를 바탕으로 형성되지만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조직과 국가이며, 시장이나 국가가 없는 자본주의는 존재할 수 없다고 단언한다.
책은 '자본주의의 정신'을 말한 베버, 슘페터, 브로델 등 사회와 문화를 포함한 총체적 현상으로서 자본주의에 접근한 학자들의 전통을 잇는다.
서강대학교출판부. 512쪽. 3만6천원.
▲ = 조지 버나드 쇼 지음. 정명진 옮김.
아일랜드 극작가 겸 소설가로 1925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조지 버나드 쇼(1856∼1950)의 유일한 자서전이다. 버나드 쇼는 평생 80여종의 책을 냈지만 자전적 글은 매우 드물었다. 자신을 드러내는 일에 인색했던 쇼는 1939년 전기 작가들을 위해 '쇼, 자신을 폭로하다'라는 제목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썼다. 세상을 떠나기 1년 전 이를 수정해 다시 출간한 것이 바로 이 책이다.
쇼는 자서전의 두 번째 장인 '이 책을 위한 변명'에서 자신에게 일어난 사건은 모두 책과 희곡 형식으로 내놓았고, 자신의 일상은 모든 사람의 일상과 아주 똑같다고 말한다.
책에는 어머니와 친척들에 관한 이야기부터 더블린에서의 직장 생활, 소설가로서 실패하고 비평가로서 성공한 이야기 등이 담겼다. 또 아일랜드를 떠나 영국 런던에 정착한 후 사회주의에 눈을 뜨고 자신을 대중 연설가로 다듬어 나가는 과정 등이 그려진다.
부글. 284쪽. 1만5천원.
dk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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