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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英총리 복심' 격리 중 400㎞ 돌아다녀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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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 3회 이동… 해임요구 빗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최측근인 도미닉 커밍스 총리실 수석보좌관이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봉쇄령을 어겼다는 논란이 벌어지면서 사퇴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커밍스는 브렉시트(EU 탈퇴)를 주도한 존슨의 책사로 막후에서 막강한 권력을 휘두른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인물이다. 은밀한 정치적 공작을 벌이는 데 능하다고 해서 '사악한 천재' '스벵갈리(Svengali·타인을 제 맘대로 조종하는 최면술사)' 등으로 불린다.

23일(현지 시각) 일간 더타임스 등에 따르면, 커밍스는 지난 3월 말 코로나 감염 징후가 나타나 자가 격리에 들어간 상태에서 중부도시 더럼에 있는 부모의 집을 승용차를 운전해 자녀와 함께 방문했다. 더럼은 런던에서 260마일(약 418㎞) 떨어져 있다. 당시 총리실은 커밍스가 2주간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고만 했을 뿐 더럼까지 이동한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다. 논란이 되자 총리실은 "커밍스는 아내가 코로나에 걸리고 자신도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자 네 살짜리 아들을 부모에게 맡기기 위해 더럼에 한 차례 갔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커밍스가 이동 금지령을 위반한 게 아니라 예외로 인정하는 사유가 있어서 이동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더타임스는 "더럼에서 가까운 관광지인 바너드성에서 커밍스의 가족을 봤다는 복수의 목격자가 등장했고 4월에 커밍스가 더럼을 다시 찾아갔다는 목격자도 있다"며 "커밍스가 최소 세 차례 봉쇄령을 어겼다는 주장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야당인 스코틀랜드국민당과 자유민주당은 "존슨 총리는 커밍스를 해임하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존슨은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그는 "내 보좌관을 개들에게 던지는 것을 거부한다"고 말했다고 더타임스가 전했다.

[파리=손진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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