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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이재용 "어려울 때일수록 미래투자"…대만 TSMC 잡을 신무기 '착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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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10조 투자' EUV공정 반도체 위탁생산 라인 공사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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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평택캠퍼스 항공 사진. /사진제공=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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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EUV(극자외선) 공정 기반의 최첨단 제품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경기도 평택사업장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생산시설을 본격 구축한다고 21일 밝혔다.

코로나19(COVID-19) 사태 장기화와 미중 무역전쟁 재점화 조짐 등 유례가 없는 불확실성 속에서도, 삼성은 초격차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구체적인 투자규모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10조원이 넘는 대규모 자금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삼성은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세계 1위를 달성한다는

'반도체 비전 2030' 전략 실현에 한발 더 바짝 다가가게 된다. 삼성은 이미 메모리반도체는 독보적 세계 1위로 이보다 시장 규모가 1.5배 이상 큰 시스템반도체 시장까지 장악할 경우 국내 경제에 미치는 기대효과는 천문학적이라는 분석이다. 당장 시스템반도체의 2020년 세계시장 규모만 300조원이 넘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날 "어려울 때일수록 미래를 위한 투자를 멈춰서는 안 된다"며 시스템반도체 1위 달성을 위한 지속적인 투자를 독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2021년 평택 EUV 본격 가동…초미세 패권경쟁 초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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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올해 2월 가동한 EUV 전용 화성 'V1 라인'에 이어 평택까지 파운드리 라인을 구축하면 모바일과 HPC(하이 퍼포먼스 컴퓨팅), AI(인공지능) 등 다양한 분야로 초미세 공정기술 적용을 확대하는 셈이다. 이번 평택 파운드리 라인은 이달 중 착공에 들어가면 2021년 하반기부터 가동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평택-화성-기흥'을 잇는 파운드리 3각축이 완성된다. 지난해 화성 S3 라인에서 업계 최초로 EUV 기반 7나노 양산을 시작한 이래 올해 V1 라인, 내년 평택 라인까지 7나노 이하 초미세공정 기반 제품의 생산 규모는 가파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생산성을 극대화한 5나노 제품을 올 하반기 화성사업장에서 먼저 양산한 뒤 평택 파운드리 라인에서도 주력으로 생산할 계획이다. 그만큼 5나노 제품은 "없어서 못 팔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은승 삼성전자 DS(반도체·부품)부문 파운드리사업부 사장은 "5나노 이하 공정 제품의 생산 규모를 확대해 EUV 기반 초미세 시장 수요 증가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며 "전략적 투자와 지속적인 인력 채용을 통해 파운드리 사업 성장세를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반도체 금광' 나노공정…막오른 10년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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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년 간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 강화 전략은 '파운드리' 역량 강화로 압축된다.

파운드리 중에서도 초미세공정 기술력이 핵심인 이유는 공정이 미세화 될수록 고효율·고성능 반도체를 만들 수 있는 데다 생산성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7나노 이하의 초미세공정을 좌우하는 핵심 기술이 바로 EUV다. 1대당 1500억~2000억원에 달하는 EUV 장비는 반도체 원재료인 실리콘 웨이퍼에 회로를 새기는 노광 공정(빛을 쪼이는 공정)에서 기존 불화아르곤(ArF)보다 파장 길이가 14분의 1 정도인 13.5나노미터(㎚·10억분의 1m)의 극자외선을 사용해 한층 미세한 회로를 그려낸다. 이런 초미세공정을 활용 가능한 반도체업체들은 손에 꼽을 정도다.

특히 파운드리 시장은 7나노를 기점으로 갈리고 있다. 초미세공정 중에서도 7나노 공정의 벽을 넘은 업체는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 1위의 TSMC와 삼성전자 단 2곳뿐이다. 글로벌파운드리(미국) 등 핵심 제조사들조차 기술력이 딸려 EUV 노광장비를 이용한 7나노 이하 공정은 아예 포기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파운드리 시장에서 점유율 15.9%로 2위를 차지했다. TSMC(점유율 54.1%)에 크게 못 미친 성적표다. TSMC는 애플·퀄컴·AMD·엔비디아·브로드컴 등의 비메모리 반도체를 전담 생산한다.


이재용의 승부수…반도체 통합 왕좌 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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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파운드리를 중심으로 한 시스템반도체 역량 강화를 강조하는 것은 이 시장의 규모와 성장성이 월등히 높기 때문이다. 세계 반도체 시장 매출의 70%가 시스템반도체 몫이다. AI와 IoT(사물인터넷), 자율주행차 등으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로 접어들면서 시스템반도체는 더 가파른 성장이 확실시 된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인공지능 관련 비메모리반도체 시장만 해도 2017년 12억달러에서 2022년 158억달러로 커질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비메모리반도체 시장의 성장률이 2022년까지 연평균 5%로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 1%보다 5배가 넘을 것으로 본다.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은 5G, HPC, AI, 네트워크 등 신규 응용처 확산에 따라 초미세 공정 중심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모바일 칩을 필두로 하이엔드 모바일과 신규 응용처로 첨단 EUV 공정 적용을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 부문 매출은 올 1분기 4조500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반도체 부문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25.5%)도 처음으로 25%를 넘어섰다. 이재용 부회장의 '반도체 비전 2030' 전략은 이제 평택 파운드리 생산시설 착공을 계기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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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왼쪽에서 두번째)이 2019년 4월30일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EUV(극자외선)동 건설 현장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에서 두번째)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맨 왼쪽은 김기남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 부회장, 맨 오른쪽은 정은승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사장.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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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현 기자 urm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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