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20일 윤 당선인의 거취 문제와 관련해 “청와대가 입장을 밝힐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들과 만난 그는 이런 문답을 주고받았다.
Q : 윤 당선인의 거취 문제를 빨리 정리해야 한다는 내부 기류가 있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다.
A : “저도 내부에 있지만 그런 기류를 느껴보지 못했다. 답변 드리기 불가능하다. 오도하고 있는 것 같고, 청와대가 입장을 밝힐 문제가 아니다.”
Q : 기부금이나 시민단체의 회계 관리 집행에 미비한 점들이 나왔고, 정책적 보완이 필요할 거 같다.
A : “여성가족부 등에서 정의연측으로부터 보조금 집행 내용을 제출받아 점검 중이다. 후원금도 행정안전부가 22일까지 제출받는다고 기사를 읽은 기억이 있다. 아직 결과가 안 나왔다. 집행 내역이 불투명하다거나 하는 건 의혹 제기일 뿐이다. 부처가 점검 중이니 어떤 결과가 나올지 지켜보자.”
전날에도 청와대는 “입장을 밝히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당선인 신분으로 당에서 대응하고 있다. 청와대의 국정과도 관계가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실제로 청와대는 윤 당선인 문제를 공식 테이블에 올려놓고 논의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다만, 이슈가 증폭될 경우 국정운영에 부담이 될 소지가 있기 때문에 이 문제를 둘러싼 여론의 흐름은 일부 공유하고 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8년 1월 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 했다.문 대통령이 오찬을 마친뒤 이용수 할머니의 손을 잡고 배웅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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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내부적으로 불편한 기류는 읽힌다. 정의연의 뿌리가 되는 일제 강점기 위안부 문제는 문재인 대통령이 각별한 관심을 가진 이슈이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취임 이듬해인 2018년 1월 4일 당시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대표이던 윤 당선인과 이번에 폭로 기자회견을 한 이용수 할머니를 비롯한 피해자 8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하며 위로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할머니들의 의견도 듣지 않고, 할머니들의 뜻에 어긋나는 합의를 한 것에 대해 죄송하고, 대통령으로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박근혜 정부의 위안부 합의를 비판했다.
이때 이용수 할머니는 “합의 이후 매일 체한 것처럼 답답하고 한스러웠는데 대통령께서 이 합의가 잘못됐다는 걸 조목조목 밝혀줘 가슴이 후련하고 고마워서 펑펑 울었다”고 했다.
권호 기자 gnom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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