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창출 기대 이하지만 소주성 부작용인지 불명확
취임 초기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소득주도성장'이었다. 소득의 집중 대신 분배를 통해 모두가 함께 성장하자는 것이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재임기간 동안 '낙수효과' 정책을 줄기차게 시험해봤지만 결국 실패했다는 진단이 내려진 결과 소득주도성장이 주류 정책으로 부상할 수 있었다.
낙수효과는 기업과 부유층의 소득이 증가하면 투자가 더 활발하게 이뤄져 경기가 부양돼 결국 저소득층에게도 혜택이 돌아간다는 이론이다.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듯이 돈이 흘러간다는 의미도 담겼다.
그러나 두 전임 대통령 시기 대기업 등은 더욱 큰 이익을 벌더라도 물(자금)을 아래로 흘리지 않고 경기 불안을 이유로 내부에 쌓아놓기만 했다. 결국 사회 양극화는 더욱 커졌다는 지적을 받았다.
반면 소득주도성장은 이 같은 양극화를 해소할 수 있는 대안 중 하나로 조명을 받았다. 저소득층·취약계층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제고될 것이라는 측면에서도 기대를 받았다.
그러나 세부적인 정책 도입에서 진통이 적지 않았다. 소득주도성장의 대표적인 세부정책인 최저임금 인상과 주52시간 근로제 도입에서 여러 경제 주체 사이의 극렬한 의견 다툼이 이어졌다. 노동시장이 경직되고 노동비용이 크게 늘어나면서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소상공인이 어려워지는 현상도 확인할 수 있었다.
문제는 이 같은 진통에도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실패했는지 확실치 않다는 점이다. 이는 정부의 정책 영향 이상의 외생 변수가 우리나라 경제를 뒤흔들었기 때문이다.
초기에는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분쟁의 영향이 컸다. 2019년 말 기준 우리나라 수출에서 중국과 미국의 비중은 각각 20.9%와 17.7%로 합계 38.6%에 달한다. 우리나라 수출 1, 2위국이 서로 관세 부과 등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는 통에 국내 수출기업의 실적이 크게 위축됐다.
실제 무역분쟁이 한창이던 지난해 우리나라의 수출은 2018년 대비 10.3% 줄었다. 우리나라 수출이 두 자리 수 감소를 기록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상황이었던 2009년(-13.9%) 이후 10년 만이다.
올해 초부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글로벌 확산 영향으로 경기가 극도로 악화됐다. 한국은행은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4%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를 전후로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와 피치는 올해 우리나라 GDP 성장률이 -1% 안팎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예측이 현실화된다면 1998년 IMF 외환위기 이후 20여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게 된다.
무역분쟁·코로나19의 여파가 겹친 문재인 정부 3년 동안 당연히 여러 경제 지표는 좋지 않았다. 그중에서도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영향이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일자리 창출 측면이 특히 그렇다.
2017년 31만6000명에 이르렀던 취업자 수 증가 폭은 2018년 9만7000명으로 급감했다. 지난해 30만1000명으로 다소 체면치레에 성공했으나 치적으로 내세우기 어려운 수준이다. 그러나 미중 무역분쟁을 감안하면 정부의 정책이 실패했다는 판정을 내리기는 어렵다.
최근 정부는 정책의 중심을 소득 분배에서 성장으로 전환한 모습이다. 그러나 이것이 소득주도성장의 한계를 체감한 탓인지 급작스러운 외생 변수에 대응하기 위해서인지 확실치 않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민간 일자리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코로나19 등의 영향이 겹쳐 정책의 실패로 일자리가 줄어든 점이 확실히 보이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다른 경제계 관계자는 "소득주도성장의 성패가 확실히 가려져야 그대로 밀고 가던 새롭게 보완을 하던 할 텐데 사실상 알 수 없게 됐다"며 "문재인 정부 후반기 정책 방향을 짐작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기념사 하는 문재인 대통령 (광주=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광주광역시 동구 옛 전남도청 앞에서 열린 제40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하고 있다. 2020.5.18 utzza@yna.co.kr/2020-05-18 10:38:51/ <저작권자 ⓒ 1980-2020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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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dong01@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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