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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3 (수)

"울릉공항 건설은 순항 중인데..." 흑산공항 표류에 뿔난 주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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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 규제 묶여 수년째 답보

지질공원인 울릉공항은 올 착공

상대적 박탈감에 형평성 논란도

日은 국립공원내 소형공항 건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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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신안 흑산공항 건설사업이 수년째 표류하면서 지역민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흑산공항 건설은 지난 2011년 국토교통부가 낙도 주민의 교통문제와 긴급 상황발생 시 주민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추진했다. 2015년 기본계획 고시를 시작으로 내년 완공한다는 계획이었지만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위원회 심의에 막혀 진척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흑산도가 국립공원이라는 이유에서다. 반면 울릉공항은 국립공원이 아닌 지질공원이라는 이유로 건설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돼 올 하반기 착공을 앞두고 있어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신안군과 흑산도 주민들은 국립공원이기 때문에 공항을 지어서는 안된다는 논리는 세계적 흐름과도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18일 신안군이 목포대 산학협력단에 의뢰해 최근 밝힌 ‘국외 소형항공기 운항사례 조사’에 따르면 일본·필리핀·인도네시아 등에서는 섬지역 거주민과 이용객 등의 편의를 위해 소규모 공항을 건설해 교통기본권을 국가차원에서 보장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국립공원 안에 흑산공항과 유사한 50인승 소형항공기 이용이 가능한 활주로 800∼1,500m 규모의 소형공항이 5곳에서 운영되고 있다. 필리핀은 수리가오 소호톤 국립공원에 수리가오 공항(1,700m),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푸에르토프린세사 지하강 국립공원 안에는 프린센사공항(2,600m) 등이 건설돼 있다. 인도네시아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발리섬 동쪽 1,000여개의 섬으로 형성된 코모도제도 국립공원에 코모도 공항(1,393m)과 롬복 국제공항(2,750m) 등이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흑산공항 건설사업은 국립공원 가치훼손과 철새보호 대책, 안전성 등의 문제로 국립공원위원회 심의를 통과하지 못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반면 울릉도와 독도는 흑산도·홍도(가거도)처럼 지리적 여건과 생태환경, 영토의 특수성 등 매우 유사한 지역으로 환경부에서 2004년도부터 해상국립공원 지정을 추진했으나 울릉도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지정이 유보된 상태였다.

울릉공항이 올해 착공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흑산 주민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 울릉공항은 지난 2013년 한국개발연구원의 예비타당성조사 당시 비용편익비(B/C)가 1.19로 흑산공항 B/C 4.38에 비해 경제성이 낮았고, 건설 사업비에서도 흑산공항 1,833억원의 3배가 넘는 6,633억원이지만 국립공원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추진되고 있다. 신안군 관계자는 “인근 섬으로 형성된 개발도상국에서도 국립공원 내에 소형공항을 건설해 거주민의 삶의 질을 보장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는 국립공원 가치를 훼손한다는 이유로 대체교통수단을 확보하지 못하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지방항공청에서는 국립공원위원회에서 제기한 식생 현황 및 보전등급 재산정에 필요한 용역을 발주해 붉은배새매 추가 조사와 함께 섬향나무·수달 등 동·식물 생태환경에 대한 전문가 의견수렴과 정밀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환경부에 재보완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신안=김선덕기자 sd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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