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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보스님, 장학금 30억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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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30억을 기부한 삼보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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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영월 법흥사 주지 삼보스님이 인재 양성에 써달라며 교육불사 장학금 30억의 사재를 기부했다. 삼보 스님은 지난 16일 강원도 평창 오대산 월정사 적광전에서 열린 은사 탄허대종사 원적 37주기 추모다례재에서 월정사 주지 정념스님에게 교육불사기금 30억원을 전달했다.

삼보스님은 1970년 20세에 해병대원으로 월남전에 참전해 지뢰를 밟아 다리에 부상을 입고 제대해 화랑무공훈장을 받았다. 그는 50년간 매달 약 200만원 가량의 연금을 받아 한푼도 쓰지않고 저축하고, 소임비를 모아 이 기금을 마련했다.

삼보 스님은 이 자리에서 “은사(탄허) 스님이 1966년 동국역경원 역장장으로 취임할 당시 ‘법당 100채를 짓는 것보다 스님들 공부를 시키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며 거금 쾌척의 이유를 밝혔다. 그가 스승의 뜻을 잇겠다며 평생 모든 사재를 모두 내놓은 스승의 기일은 스승의 날 다음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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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전의 탄허 스님 강연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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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허 스님의 예언 등을 담은 책 <탄허록>


그의 스승 탄허 스님(1913~83)은 조계종 초대 종정 한암 스님에 뒤이어 오대산 월정사 조실을 지내며 매일 밤12시에 일어나 10년에 걸쳐 <화엄경> 80권을 직역하고 현토한 <신화엄경합론23권>을 내놓았으며, 불교뿐 아니라 유학과 장자 등 동양학 전반에 달통해 연장자인 양주동 박사와 함석헌 등이 그의 강의를 듣고 감격할 정도였다. 또한 주역에도 능통한 그는 역학의 원리를 들어 월남전에서 미국의 패퇴와 함께 한반도의 밝은 미래를 예언하기도 했다.

삼보 스님은 “16살에 여름방학 때 오대산에 갔다가 출가한 이후 인재양성보다 중요한 불사가 없다는 스승의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고 살았다”며 “절 집안 뿐 아니라 사회에서 어려워서 공부를 못하는 청소년들도 희망을 잃지않고 뜻을 세우도록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코로나로 어려운 시대처럼 서로 믿으며 함께 난관을 이겨내자”고 격려했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사진 월정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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