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더 내리나… 금융업계선 인하에 무게

“코로나 여파 장기 경기침체 우려 / 한은도 재정 확장 지원” 관측 많아 / 새 진용 짠 금통위 28일 회의 주목

코로나19의 충격에 따른 경기 회복의 기대감이 점점 줄어들면서 한국은행이 오는 28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하 카드를 또다시 꺼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240조원을 풀고 있는 상황에서 한은도 기준금리 인하를 통해 정부의 재정확장 정책을 뒷받침할 것이란 분석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기 침체가 예상보다 길어지리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한은이 조만간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란 기대가 커지면서 국내 채권시장의 장단기 국고채 금리가 최근 하락세를 보였다. 15일 기준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0.87%,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1.38%로 지난달 말보다 각각 0.13%포인트, 0.14%포인트 하락했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지난 13일 연 0.86%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지난 3월 금통위 때 한은은 코로나19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지며 세계경제 침체 우려가 커지자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사상 최저인 0.75%로 인하했다. 지난 4월엔 동결했지만,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금리로 대응할 정책 여력은 남아있다. 선진국 금리가 내려가면 우리나라의 기준금리도 내려갈 수 있다”면서 추가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오는 28일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를 연 0.75%에서 0.25%포인트 추가 인하할 것이란 전망이 늘고 있다. 게다가 5월 금통위는 새 진용을 짠 금통위가 맞이하는 첫 정례회의다. 지난달 21일 새 임기를 시작한 조윤제, 서영경, 주상영 신임 금통위원이 기준금리를 정하는 자리에 처음 참석하게 된다.

조 금통위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 ‘가정교사’라 불릴 정도로 문 대통령의 정책 철학에 기여한 인물이다. 주 금통위원도 국민경제자문회의 거시경제분과장을 맡고 있는 대표적인 ‘소득주도성장론자’라 정부 정책을 뒷받침하는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도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이달 수정 경제전망을 내놓으면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하향 조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나빠진 경기 여건을 고려하면 한은으로선 금리를 동결할 명분을 찾기 어려워 보인다”고 분석했다.기준금리 인하 시기가 이달은 아니더라도 오는 3분기 중에는 추가 인하가 있을 거라고 내다본 전문가들도 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장기금리를 인위적으로 낮췄던 양적완화의 목적이 아니라 채권시장 안정을 위한 보다 과감한 국고채 매입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호주, 미국 등의 국채 매입 정책 행보는 한은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남정훈·김범수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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