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 의사있는지 공식화 방침
금융권 "추가지원 무언의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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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미적거리고 있는 가운데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러시아의 해외 기업결합심사 등 선행조건이 충족되면 인수의사를 타진키로 했다. 이는 HDC현산이 아시아나 인수를 포기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커지는 가운데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HDC현산이 아시아나 인수 포기 시 이행보증금(2500억원) 환수소송을 비롯해 채권단이 매각을 전제로 이미 지원한 3조3000억원, 추가 투입비용 부담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7일 채권단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채권단은 HDC현산의 아시아나 인수 관련, 해외 기업결합심사가 완료되면 인수의사를 타진키로 했다. 국책은행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인수 관련 여러 가지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공식적으로 인수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까지 오간 이야기가 없는 상태"라면서도 "하지만 러시아의 기업결합심사가 완료되면 인수 여부를 확인해 인수 추진 의사를 공식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해외 6개국 기업결합심사 중 미국·중국 등 5개국의 승인을 받았지만 러시아만 코로나19로 심사가 지연되고 있다.
이에 따라 HDC현산은 아직 인수 선행조건이 충족되지 않아 아시아나 주식취득을 무기한 연기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시장에선 코로나19로 항공업황이 직격탄을 맞자 HDC현산이 아시아나 인수 계약조건 변경을 요구하거나 포기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채권단도 그동안 HDC현산의 공식 요청이 없어 인수조건 변경 등을 검토하지 않았지만, 향후 HDC현산의 인수의지가 꺾일까 우려하고 있다.
당장 HDC현산이 인수를 포기할 경우 이행보증금으로 낸 2500억원을 돌려받기 위한 소송 시 지루한 법적 공방이 예상된다. 또 이미 대규모 자금을 투입한 국책은행이 아시아나를 떠안아야 하는 상황에 빠질 수 있어 부담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아시아나에 지난해 4월 1조6000억원, 올해 4월 1조7000억원 등 총 3조3000억원을 지원한 상태다.
일각에선 HDC현산이 아시아나 인수에 미적거리는 자체만으로도 채권단과 정부에 추가 지원을 요구하는 '무언의 압박'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수 선행조건이 지연됐다지만 HDC현산이 인수절차를 무기한 연기한 것은 계약 변경이나 추가 지원 등에 대한 무언의 압박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HDC현산은 아시아나 인수절차가 진행되는 상황이며 채권단과 추가 협의는 없었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HDC현산 측은 "러시아의 기업결합심사가 완료되면 후속절차를 진행할 것"이라며 "인수가 진행되는 과정이어서 채권단과 추가 협의나 대화는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lkbms@fnnews.com 임광복 연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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