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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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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정부, 유력지 기자 전격 체포…'가짜뉴스ㆍ테러' 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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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정부가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인을 체포해 국내외 인권단체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고 알자지라방송이 15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방송에 따르면, 이집트 보안당국 요원들은 최근 하이삼 하산 마흐구브 알마스리알윰 기자의 카이로 자택을 급습했다. 보안 요원들은 마흐구브 기자를 구속하고 휴대전화를 압수했다고 변호인 카림 압델라디는 전했다.

변호인은 마흐구브는 테러리스트 그룹에 자금을 대고 가짜뉴스를 퍼뜨려 국가 안보를 위협한 혐의로 13일 검찰조사도 받았다. 하지만 이집트 검찰은 가짜뉴스 혐의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알마스리알윰은 2011년 독재자 호스니 무바라크의 퇴진을 요구하는 ‘재스민 혁명’을 주도했던 이집트 대표 유력 일간지다. 또 압델라디 변호사는 프리랜스 사진기자인 모아타즈 압델 와하브도 같은 혐의로 기소 위기에 처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에 대해 국제언론인협회(IPI)는 “이집트 정부가 독립 기자들에 대해 ‘공격적인 캠페인’을 해 60명 이상의 언론인을 구금했다”고 비판했다. 언론인보호위원회(CPJ) 역시 “마흐구브 기자의 구속은 코로나 팬데믹(대유행)의 그림자 속에 가속화되는 (언론인) 단속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구속된 마흐구브 기자는 보건 위기 속 인권 이슈를 담당해왔던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이집트 정부는 그동안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인에 대해 가짜뉴스 혐의를 적용해 왔다. 현재 10여명의 기자가 이집트에서 복역 중이며, 많은 벌금 폭탄을 맞은 기자도 있다고 국제 인권단체 앰네스티는 전했다. 알자지라의 마흐무드 후세인 기자도 2016년 카이로 가족 방문 당시 구속된 이후 지금까지 복역 중이다. 마흐무드는 기소조차 되지 않았다고 한다.

게다가 올해 들어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하면서 이집트 정부는 기존의 언론 탄압에 코로나까지 활용했다. 이집트 의회는 지난 4일 국가비상사태를 3개월 연장했다. 무스타파 마드불리 이집트 총리는 국가비상사태가 테러와 코로나를 막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7년 4월부터 적용 중인 국가비상사태는 집회와 시위 등을 제한하며 공권력을 강력히 행사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 3월 이집트 정부는 영국 일간지 가디언의 특파원을 추방했다. 이집트 내 코로나 확진자수가 정부 공식 발표보다 많을 수 있다는 보도 때문이었다.

[이현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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