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 자문단 등 13명 만장일치로 철거 결정
청남대 "한 두달 안에 전두환·노태우 동상 철거"
전직대통령 예우법 근거…"금고 이상 박탈가능"
일부 주민 "특정인 동상 철거 안된다" 부정 의견
청남대에 세워진 전두환 전 대통령 동상. [사진 충북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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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남대 전두환 동상이 건립 5년 만에 철거된다.
충북도는 옛 대통령별장인 청남대에 설치한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동상을 철거한다고 14일 밝혔다. 청남대관리사업소는 이날 충북 지역 시민사회단체와 도정자문단 등 13명과 회의를 열고 두 대통령의 동상 철거는 물론 이들 이름을 딴 대통령길 이름을 없애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청남대에 전시한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기록화를 내리고 이곳에 게재된 업적도 내리기로 했다.
강성환 청남대관리사업소장은 “전직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 7조 2항에 따르면 재직 중 탄핵을 당하거나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경우, 외국 도피나 국적을 상실할 경우 전직 대통령으로 예우를 하지 않을 수 있다”며 “전두환 전 대통령은 군 형법상 반란죄 등으로 무기징역이 확정됐고, 노태우 전 대통령은 징역 17년이 확정됐기 때문에 이들을 기념하는 동상이나 대통령길을 폐지할 수 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강 소장은 이어 “법률 검토를 거쳐 한 두 달 안에 두 전직 대통령의 동상을 철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충북 5·18단체는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동상 철거를 요구했다. 충북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는 지난 13일 기자회견을 열고 “1980년 5월 전두환ㆍ노태우 신군부는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국민을 탱크와 총칼로 살육하고 정권을 탈취한 군사반란자”라며 “군사반란자들을 기념하는 전두환·노태우 동상을 철거하고 대통령 길 역시 폐지하라”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기자회견 후 이시종 충북지사를 만나 “5·18민주화운동 기념일 전까지 동상을 철거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 지사는 이 자리에서 “철거를 검토해보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청와대 본관 건물을 60% 축소한 형태로 만든 대통령 기념관. 2015년 6월 준공한 이 전시관은 대통령 기록화와 대통령 체험장이 마련돼 있다. [사진 청남대관리사업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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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남대가 역대 대통령 전시 공간이라는 점에서 “동상 철거는 과하다”는 의견도 있다. 한 주민은 “청남대는 전직 대통령의 모든 것을 전시하는 대통령 테마 관광지”라며 “전두환·노태우가 전직 대통령이라는 것은 역사적 사실이다. 특정 동상만 철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남쪽의 청와대’란 뜻의 청남대는 1983년 건설됐다. 80년 대청댐 준공식에 참석한 전두환 전 대통령이 호수 경치를 보고 감탄해 “이런 곳에 별장이 있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이 계기가 됐다고 한다. 전두환·노태우·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이 재임 기간 여름 휴가 등을 이곳에서 보냈다. 그러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권위주의 상징인 청남대를 주민에게 돌려주겠다”는 선거 공약을 이행하면서 2003년 4월 18일 청남대 소유권을 충북도에 이양했다. 노 전 대통령은 소유권 이양 기념행사 참석을 위해 청남대에서 하루 묵었다.
청남대는 2015년 1월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동상 등 모두 10명의 역대 대통령 동상이 세웠다. 대통령길은 전두환 대통령길(1.5㎞), 노태우 대통령길(2㎞), 김영삼 대통령길(1㎞), 김대중 대통령길(2.5㎞), 노무현 대통령길(1㎞), 이명박 대통령길(3.1㎞) 등 6개다. 박근혜 전 대통령 동상과 산책로는 그가 불명예 퇴진하면서 아직 만들지 않은 상태다.
청주=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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