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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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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낡고 노쇠한 정당으로 전락" 쓴소리 쏟아진 총선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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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심상정 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1대 총선 평가와 정의당의 과제 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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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기발랄 진보 정당에서 낡고 노쇠한 정당으로 전락했다. 시민들의 동정적 의사표현인 ‘지못미’(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현상은 21대 총선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이대근 우석대 교수는 14일 ‘21대 총선 평가와 정의당의 과제’ 토론회에서 정의당의 현주소에 대해 이렇게 진단했다. 정의당 싱크탱크인 정의정책연구소가 주최한 이 토론회에는 이번 총선에서 6석에 그친 정의당을 향한 전문가들의 쓴소리가 쏟아졌다.

이 교수는 정의당 스스로가 양당 체제를 재생산하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21대 총선 구도가 불리한 것만은 아니었다. 거대 양당의 위성정당 창당과 제3당의 무기력증에 불만을 가진 시민들을 결집할 공간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기성 정치 논리와 정치 공학에 익숙해져 스스로 거대하다고 착각하는 ‘거대한 소수당’을 자처했다”며 “새 담론으로 기성 정치를 깨우는 역할을 포기하고 기득권 정당으로부터 지대를 할당받으려는 ‘마름 정당’을 지향했다”고 꼬집었다.

이상일 캐이스탯컨설팅 소장도 정의당 총선 성적의 원인을 당내 요인에서 찾았다. 이 소장은 “연동형 비례제 도입 여부나 위성정당 출현은 선거 결과에 영향을 주는 변수지만 당의 장기적 성공과 직결된 문제는 아니다”라며 “대형 마트에 입점해 생존하려는 당의 선거전략이 본질적 문제를 초래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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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1대 총선 평가와 정의당의 과제 토론회에 참석해 박수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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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석수 기준(6석)으로는 20대 총선과 같지만 21대 총선에서 당 득표율이 다소 상승한 것에 대한 원인 분석도 이어졌다. 정한울 한국리서치 연구위원은 “득표율 상승의 가장 큰 요인은 국민의당 지지층(반새누리, 비민주층) 와해의 결과”라며 “20대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킨 국민의당이 무력해진 상황에서도 거의 유일한 대안정당인 정의당 득표율이 크게 상승하지 않았다는 점은 오히려 뼈아픈 대목”이라고 해석했다.

민주당과의 관계 설정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이대근 교수는 “(정의당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옹호로 민주당의 2중대로 변질됐다”고 주장했다. 이상일 소장도 “민주당과의 연대·공조 전략에 치중하고 보수 세력의 확장을 저지해야 한다는 당위가 당의 독자 노선보다 우위에 놓였다”고 지적했다.

반면 서복경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민주당 2중대’라는 시선은 21대 총선 과정에서 민주당의 (비례 위성정당) 전략 덕분에 상당 부분 자유로워질 토대가 마련됐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원외 정당, 시민단체 등과 대안 모색을 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비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의당이 앞으로 나가야 할 과제로는 ‘새로운 지도부 구성’(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진보정치 외연확장’(이상일), ‘대안정당으로의 존속’(서복경) 등이 거론됐다.

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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