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통영에 위치한 성동조선해양 2야드 전경. /사진=머니투데이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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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조선이 새 주인을 찾고 2년 만에 회생 절차를 마치면서 중형 조선업 재편의 첫 단추를 끼웠다. 뒤이어 매물로 나온 한진중공업과 대선조선도 채권단의 매각 성패에 관심이 쏠린다. 기술력을 갖춘 만큼 매각의 '적기'라는 평가와 함께 코로나19에 따른 수주 절벽으로 원매자 찾기가 어려울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지난 12일 수출입은행(수은)은 채권단 동의를 거쳐 성동조선해양에 대한 회생절차를 종결했다.
성동조선은 2018년부터 4차례의 매각 시도 끝에 작년 말 HSG 컨소시엄과 인수합병(M&A) 본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올 3월 변경회생계획 수립과 인수대금 완납에 따른 채권변제 등 후속조치를 진행해 왔다.
2010년 3월 채권단 자율협약을 개시한 지 10년, 2018년 4월 회생절차를 개시한 지 2년여 만에 성동조선은 완전히 채권단 품을 떠나게 됐다. 수은 관계자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대부분의 중소조선사가 구조조정으로 사업을 전환하거나 가동을 중단한 상황에서 성동조선이 회생계획을 완수해 성공적인 중소조선사 M&A 사례를 만들어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여전히 산업은행(산은)·수출입은행이 대주주인 중형 조선사는 STX조선해양, 한진중공업, 대선조선, 대한조선 등 여전히 여러 곳이 남았다. 이중 한진중공업과 대선조선은 매각 절차에 돌입했다.
우선 수은은 대선조선 매수희망자로부터 인수의향서를 받는 내용의 매각 공고를 지난 6일 냈다. 수은은 대선조선 지분 83.03%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2017년 10월 한 차례 매각을 시도했지만, 원매자와의 가격 이견을 좁히지 못해 실패했다.
수은은 이번 매각 방식은 '스토킹호스'로 못 박았다. 예비인수자를 선정한 뒤 별도로 공개 경쟁입찰을 진행해, 유효 입찰이 무산되면 예비인수자에게 매수권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앞서 대우조선해양의 현대중공업 상대 매각이 같은 방식으로 진행됐다.
다만 물밑에서 원매자를 미리 확보한 뒤 공개매각을 진행하기보다는 일찌감치 스토킹호스 방식을 공식화는 방식을 택했다. 업계에선 "비슷한 매물인 한진중공업의 매각 계획이 공개된 만큼, 먼저 매각 작업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로 보고 있다.
한진중공업은 지난달 21일 국내 채권금융기관으로 구성된 주주협의회가 보유한 출자전환주식에 대해 공동매각을 추진한다고 공시했다. 매각 대상 주식은 국내 주주협의회와 필리핀은행 등이 보유한 보통주 6949만3949주(총 지분율 83.45%)다. 본격적인 매각 절차는 올 하반기 개시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산은 내부에선 한진중공업의 조선과 건설 부문을 분리한 뒤 한진의 조선부문은 STX조선과 묶고, 한진 건설 부문은 따로 매각하는 방안이 검토됐다. 그러나 이 같은 분할 매각 방안에 대해 해외 주주의 동의를 얻지 못하면서 '통매각'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성패에 대한 시선은 엇갈린다. 대선조선과 한진중공업 모두 흑자전환에 성공하는 등 충분한 자립 기반을 마련했고, 기술 경쟁력도 탄탄한 만큼 매각의 적기란 평가가 나온다.
반면 실제 인수 능력을 갖춘 원매자를 찾기 어려운 가운데 두 중형 조선사가 동시에 매물로 나온 점은 부정적 변수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까지 보면 관심을 가진 원매자는 있겠지만, 두 조선사의 지역 경제 영향 등을 고려하면 실제 조선업을 지속해서 영위하며 충분한 자금력까지 증명할 수 있는 곳은 많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변휘 기자 hynew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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