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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위안부 문제' 끝나지 않은 전쟁

박근혜 외교부, 위안부 협상 핵심 내용 빼고 알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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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기자(jh1128@pressian.com)]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당선인인 윤미향 전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이 지난 2015년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 당시 관련 내용을 미리 알고 있었음에도 위안부 피해자에게 전하지 않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외교부는 2017년 발간한 합의 검증 보고서를 중심으로 판단하면 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12일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윤 당선인의 사전 인지 및 피해자인 할머니들에게 알리지 않았다는 논란에 대해 "지난 2017년에 한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합의검토 결과 보고서가 발간됐다. 그 기술사항을 보면 될 것"이라며 "그 외에 추가적으로 언급할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017년 12월 27일 한일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문제 합의 검토 TF 보고서에 따르면 "외교부는 협상에 임하면서 한·일 양국 정부 사이에 합의하더라도 피해자 단체가 수용하지 않으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으므로 피해자 단체를 설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가졌다"며 "외교부는 협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피해자 쪽에 때때로 관련 내용을 설명했다"고 돼 있다.

하지만 TF는 "그러나 최종적·불가역적 해결 확인, 국제사회 비난·비판 자제 등 한국 쪽이 취해야 할 조치가 있다는 것에 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려주지 않았다"고 기술해 외교부 측이 윤 당선인을 비롯한 피해자에게 협상의 핵심 내용을 빼고 전달했다는 윤 당선인 측 주장에 힘을 실었다. TF는 외교부가 "(피해자들에게 돌아갈) 돈의 액수에 관해서도 피해자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았다"며 "결과적으로 이들의 이해와 동의를 이끌어내는 데 실패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2015년 12월 28일 당시 외교부는 당일 오후로 계획돼있던 한일 양국 외교장관의 합의 발표 전 언론사 간부들과 오찬을 통해 합의 내용을 공개했다. 외교부는 당시 자리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책임 통감과 사죄 반성, 일본 정부가 피해자들에게 직접 금전을 지원하는 내용 등에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외교부는 관련 내용을 설명하면서 외교장관 간 발표 전까지 보도를 유예하는 '엠바고'를 요청했고 이에 대부분의 언론사에서 외교부가 전달한 내용을 중심으로 기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런데 한일 외교장관의 발표에서는 이 내용 외에 최종적‧불가역적 해결, 소녀상 (평화비) 이전 문제, 국제사회 문제제기 중지 등의 내용이 추가됐다. 언론에 사전 설명하지 않은 '한국 쪽이 취해야 할 조치'가 장관 발표에서 등장한 것이다.

이에 윤 당선인 역시 장관의 발표 현장에서 공개된 내용까지는 미리 전달받지 못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당시 윤 대표와 함께 정대협 측에서 관련 내용을 공유했던 이상희 정의기억연대 이사 역시 한국 측이 취해야 할 조치를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지난 11일 이상희 이사는 기자회견에서 "2015년 12월 24일 일본 언론으로부터 책임 통감, 사죄 반성, 일본 정부 국고 거출로 합의될 거라는 보도가 나왔고 27일 정대협을 통해 다음날 기자회견이 있을 것이라는 연락을 받았다"며 "(합의 발표 당일인) 28일 점심 무렵에 정대협 사무실에서 윤미향 당시 대표, 이용수 할머니와 같이 기자회견 발표를 보고 있었는데 그때까지 저희가 가지고 있었던 정보는 일본 언론에 나왔던 것이 전부였다. 한일 장관 합의 발표를 보고 구체적인 (나머지) 내용(한국 정부가 해야 할 조치)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물론 윤 당선인이 당시 한일 위안부 합의 대표인 이상덕 동북아국장 등 외교부 당국자와 별도의 만남이나 연락을 통해 한국 측이 해야 할 합의 내용을 사전에 인지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와 관련한 윤 당선인 및 정의기억연대(당시 정대협) 측 인사들과 당시 외교부 당국자의 진술이 엇갈리고 있다는 점, 또 외교부가 윤 대표에게만 한국 측의 조치 내용을 포함한 모든 내용을 공개할 이유가 뚜렷하지 않다는 점 등을 고려했을 때, 윤 당선인이 사전에 모든 합의 내용을 인지했으나 피해자인 할머니에게 알리지 않았다는 주장을 사실이라고 단정짓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재호 기자(jh1128@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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