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구 전 민주노총 부위원장 페이스북에서 윤미향 비판
"할머니여서 학력 낮아서 정치 주체로 세우지 않았나"
"거간꾼들이 정치 대표되는 정치 먹튀 비일비재"
허영구 전 민주노총 부위원장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허영구 전 민주노총 부위원장이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와 정의기억연대(정의연) 공방을 두고 “이번 사건의 본질은 윤미향씨가 민주당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 후보를 거쳐 국회의원이 되는 과정에 있었다”고 말했다. 윤미향씨와 정의연이 이번 사건을 두고 “친일 세력의 모략” “보수언론과 미통당에 맞서겠다”며 진영논리를 꺼내 들자, 민주노총 지도부 출신 인사가 “수구보수언론 탓하기 전에 자기 자신부터 먼저 되돌아보라”며 자성을 요구했다. 허씨는 민주노총 부위원장이던 2009년 민주노총 간부의 성폭행 문제가 불거지자 “부도덕한 문제를 안고 조직을 지키는 것보다 조직이 어렵더라도 새로 출발해야 한다”며 부위원장직에서 사퇴했었다.
허씨는 12일 페이스북에 “피해자들은 일본 제국주의자들에 의해 짓밟히다 40년 동안 숨죽이며 살아왔고, 30년 동안 모든 것을 걸고 폭로하며 일본에 사과·배상을 요구하며 싸워왔다”며 “옆에서 돕기는 했지만 활동가들이 그 처절했던 투쟁의 성과를 가져가 국회의원 배지를 단 것이 근본 원인 아닐까”라고 했다. 허씨는 “왜 피해 당사자들을 정치 주체로 세우지 않았나. 학력이 낮아서, 할머니여서 그랬는가”라고 물었다.
허씨는 “지금 우리 사회에는 당사자가 아니라 대리인, 거간꾼들이 조직의 고난을 거치며 쌓아 온 성과를 낚아채 정치적 대표가 되는 ‘정치 먹튀’들이 비일비재하다”고 했다. 그는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한 자리 차지하기 위해 직위를 이용한다. 회원, 후원자들이 지위를 이용해 국회의원 배지 달라고 말한 적도 위임한 적도 없다”고 했다.
이용수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허씨는 “피해자 아픔과 상처는 그대로인데, 누구는 그 아픔과 함께했다는 이유로 권력과 명예를 얻는 것, 그건 피해자들에게 또 다른 상처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활동가들의 철저한 자기반성이 필요한 때”라며 “수구보수 언론 탓하기 전에 자기 자신을 먼저 되돌아 보라”고 말했다.
2018년 10월 수요집회에 참가했던 윤미향씨와 이용수 할머니./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윤미향씨가 활동했던 정의연(구 정대협) 출신 중에는 장관과 국회의원 등 위안부 지원 활동을 발판 받아 정치적 도약을 한 인사들이 적지 않다. 지은희 전 여성부 장관은 1998년 정대협 공동대표를 했고, 이미경 전 의원(현 코이카 이사장)도 정대협 홍보위원장을 지냈다. 이 전 의원 보좌관 출신으로 문재인 정부 청와대 비서관을 지낸 신미숙씨도 정대협 실행위원 활동을 했다.
지은희 전 장관, 이미경 전 의원, 윤미향 당선자 모두 이화여대 출신이다. 여권(與圈)에선 이화여대 운동권에 정대협(정의연) 활동이면 국회로 가는 ‘패스트트랙’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정우상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