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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호남취재본부 윤자민 기자] 5·18민주화운동 그 진실의 재구성을 위한 본격 조사가 시작됐다.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는 12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조사 개시’를 선언했다.
위원회는 “지난 1월 3일 진상규명조사위원회는 오직 사실의 발견을 통해 진실을 재구성해 나가고 어떠한 외압이나 편견에도 흔들리지 않을 것임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언하며 출범했다”며 “그로부터 4개월이 지난 오늘, 조사관 34명과 국방부 지원단 20명 및 전문위원 등의 선발을 모두 완료하고 전날 전원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드디어 본격 조사에 임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대한민국 최초의 5·18 국가보고서로서 채택될 본 위원회의 조사는 진실을 밝히고 국민적 화해를 도모하는 국민통합에 이바지할 것이며 가해자와 피해자를 공정하게 조사할 것”이라며 “국가 폭력의 실상을 확인한 후 책임을 물을 사항이 발견되면 주저없이 조처하고 국가의 사면이 필요하다면 이를 권유해 우리 사회의 화합과 정의를 바로 세우겠다”고 천명했다.
국가차원의 조사는 위원회 소속 3개 조사과에서 진행된다.
조사1과는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 업무를 전반적으로 총괄하며, 계엄군의 발포 행위와 관련된 모든 진상을 규명하는 일을 맡는다.
5·18 당시 계엄군이 시민들을 향해 발포하게 된 배경과 경위, 발포 관련 지휘 체계와 지휘권 이원화 여부, 그리고 발포 책임자들을 국민 앞에 소상히 밝히는 조사를 진행하게 된다.
지금까지 총 9회의 조사가 있었으나 상급 지휘관 중심의 조사에 그쳐 발포 책임자의 규명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번 조사는 ‘위에서부터’가 아닌, 말단 병사와 초급 간부들을 포함한 ‘아래에서부터’의 조사를 통해 발포현장의 생생한 증언과 자료를 수집·분석해 명실상부한 국가보고서를 제출할 방침이다.
또 5·18 당시 사망자 전원에 대한 실태 조사를 통해 오는 18일부터 27일 사이에 계엄군에 의해서 사망한 165명의 사망 경위와 사인 재조사 및 추가 사망자를 확인하고 사망 사건 관련 행위자의 책임 여부도 명확히 밝힐 계획이다.
아울러 245개 이상의 탄흔이 발견된 전일빌딩의 헬기 사격 진상을 완전 규명에 온 힘을 쏟는다.
조사2과는 지난 1995년 검찰 수사 및 3심의 재판에서 확인되었던 민간인 집단학살 사건들의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고 그 가해자들을 특정하여 밝히는 데 주력한다.
또 5·18 당시 행방불명자로 인정된 84명 외에도 242명의 불인정자들에 대한 전수조사를 통해 행방불명자의 규모와 소재를 확인하고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의 핵심쟁점에 해당하는 암매장과 사체유기 가능성 등의 진상조사에 착수한다.
조사3과는 5·18 당시 ‘북한특수군이 침투해 광주시민을 살상하고 유언비어를 유포했으며, 이를 계엄군에 뒤집어 씌웠다’는 사회 일각의 주장에 대해 그 진실을 추적하는 업무를 맡았다.
사실로서 증거가 발견될 경우 국방을 담당한 국군에게, 허위사실일 경우 유포자들에게 반드시 그 책임을 물어 5·18 정신의 하나인 정의를 실현할 방침이다.
계엄군에 의한 성폭력 피해자의 지난 2018년 증언을 계기로 시작된 ‘5·18 계엄군 등 성폭력 정부합동 공동조사단’의 기초조사결과에 따르면 17건의 피해사례가 확인된 바 있다. 조사위는 사건과 관련한 추가 증언과 제보 등을 수집하고 철저한 조사를 통해 진상을 규명, 피해자의 구제와 치유를 위한 방안을 마련하게 된다.
위원회는 “최초 발포 명령자와 지휘체계 이원화, 헬기 사격 및 각종 인권 침해 사건과 암매장 의혹 사건 등 민주화운동을 총칼로 무자비하게 진압한 40년 전 5월의 총체적 진실을 규명하는 데 전력투구 하겠다”며 “이러한 우리 위원회의 노력이 5·18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불식시키고 국민의 아픈 상처를 치유하고 회복시켜 화해와 결속의 선진 대한민국이 되기를 염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실효적 진상조사를 위해 특별법 제35조 제2항에 명시한 바와 같이 국방부, 법무부 등 진상규명 관련 국가기관이 자체진상규명을 위한 위원회 등 특별기구를 설치해 공동으로 조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면서 “가해자, 피해자, 공동체가 진실을 토대로 상호 회복적 정의를 추구하기 위해 전국의 종교단체, 시민단체, 지자체 등이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는 ‘5·18의 고백과 증언 국민 운동’에 용기 있는 제보가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과 함께하는 진상조사’, ‘국제규범에 부응하는 진상조사’를 통해 40년간 고통과 통한의 세월을 보내고 계시는 희생자와 그 가족은 물론 그간 5·18민주화운동에 무한한 연대와 성원을 보내주신 세계인과 국민 여러분께 각고의 헌신으로 보답하겠다”고 덧붙였다.
호남취재본부 윤자민 기자 yjm30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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